[뉴스톡톡] ITC 배터리 소송 판결 연기, 합의 종용 신호였나
[뉴스톡톡] ITC 배터리 소송 판결 연기, 합의 종용 신호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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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판결이든 소송 길어질 것···결국 미국 경제에 악영향
미 하원의원들 "실행가능하고 책임있는 해결책 찾길" 서한
가능성 본 LG-SK···합의 언급 없이 "끝까지 지켜볼 것" 입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사진=각 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를 두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소송을 진행중입니다. 지난 2월 ITC는 예비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조기패소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10월 5일 최종판결은 10월 26일, 12월 10일로 미뤄졌고, 급기야 해를 넘겨 내년 2월 10일로 세번째 연기됐습니다.

최근 ITC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보툴리눔 균주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21개월 수입금지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소송도 당초 11월 6일에서 11월 19일과 12월 16일로 두 차례 연기된 뒤 최종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판결도 지난 7월 10년간 수입금지 예비판결에서 21개월 수입금지로 뒤집어졌습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ITC의 최종 판단이 세번이나 연기된 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판결이 순연된 걸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최종판결이 나온 걸 보면 코로나 때문만은 아닌 듯 합니다.

ITC 최종판결에서 패소한 쪽은 항소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송이 길어지면 당사자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겠지만 미국 지역 경제도 피해를 입게 됩니다.

원안대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현재 건설중인 조지아 주 공장 가동을 할 수 없게 돼 2600여개의 일자리 창출이 물거품이 돼버립니다. 포드와 폭스바겐도 배터리 수급이 어려워져 전기차 생산공장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반대측인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은 GM과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는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LG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불공정을 시정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1000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할 LG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서를 ITC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ITC의 최종판결 연기가 양사의 '합의 종용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ITC가 세번째로 판결을 연기한 당일 버디카터 조지아주 하원의원(공화당), 샌포드 비숍 조지아주 하원의원(민주당), 척 플라이쉬먼 테네시주 하원의원(공화당) 등은 양사에 "두 회사 모두 미국 전역에서 경제 성장과 지역 일자리 창출 등에 크게 기여했다"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양사 분쟁에 대해 실행 가능하고 우호적이며 책임있는 해결책을 찾길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합의 권고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합의를 위해서는 한 쪽이건 양쪽 모두건 양보가 필요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조기패소 판결을, SK이노베이션은 ITC가 조기패소 판결을 뒤집는 걸 본 만큼 양보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특히 ITC로부터 전면 재검토를 받아낸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대웅제약의 사례가 나오면서 기대감이 더 높아졌을 겁니다. ITC는 대웅제약의 재검토 요청을 받아들여 최종 판결에서 보툴리눔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며 수입금지 기간을 대폭 줄였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의료기기 업체 얼라인테크놀로지가 덴마크 업체 쓰리쉐이프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ITC에서 얼라인테크놀로지 손을 들어준 예비판결을 뒤집어 쓰리쉐이프 승소를 최종판결하기도 했습니다.

양 측은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 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ITC판결이 코로나 영향 등으로 50건 이상 연기된 바 있어 같은 이유로 본다"며 "성실하고 단호하게 소송에 임하겠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SK이노베이션도 "소송이 해를 넘겨 장기화된 것은 유감이지만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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