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재테크下] 5대 은행 PB "올해 ○○ 투자 신중해야 할 때"
[계묘년 재테크下] 5대 은행 PB "올해 ○○ 투자 신중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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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상화폐·원자재·달러 투자 '자제'
신흥국 주식·금·펀드도 보수적인 접근
"빚은 먼저 상환, 현금 보유량은 최대"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김현경 기자] "올해 재테크 전략을 짜기 어렵다면 먼저 피해야 할 투자처를 짚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꼭 피해야 할 투자처란 없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곳은 반드시 있습니다."

올해 금융시장도 투자자들에게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숨 가쁘게 이어진 금리 인상의 후폭풍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시장 변동성은 커진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투자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 필수다.

5대 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금융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예금, 채권 등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이에 앞서 투자에 유의할 상품을 골라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옥석 가리기'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곳으로는 가상화폐(암호화폐)와 원자재, 달러, 신흥국 주식 등이 꼽혔다.

◇5대 은행 PB "가상화폐 투자, 신중 또 신중"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목을 받은 기피 투자처는 가상화폐였다. 가상화폐는 투자자들 대부분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일 정도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목받는 투자처나, 작년부터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을 뿐더러 루나·테라 사태, 거래소 파산 사태까지 각종 악재가 터지며 급락세가 이어지면서다.

가상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의 거래 시세는 2021년 11월 고점 대비 3분의 1수준에 그치는 상태다. 가상화폐 특성상 변동성이 큰 만큼, 지금 투자에 나서기는 적절치 않다는 쪽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

(왼쪽부터)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김대수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 양승현 하나은행 압구정금융센터 VIP PB팀장, 김경원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전문위원 (사진=각 사)
(왼쪽부터)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김대수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 양승현 하나은행 압구정금융센터 VIP PB팀장, 김경원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전문위원 (사진=각 사)

양승현 하나은행 압구정금융센터 VIP PB 팀장은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며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큰 변동성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를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도 "자산가들도 한 번씩 경험해보는 경우도 많지만, 유망한 투자처라고 권유드리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달러와 원자재 투자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올해 약세 가능성이 있고, 수급·공급망·정치적 이슈 등 가격 변동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 1500원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의 경우 1230원 정도로 내려앉았다. 

양 팀장은 "달러는 현재 급격히 하락 중으로, 향후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유럽에서 유로화 가치가 절상된다면 지금보다 더 빠질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큰 원자재도 올해 투자를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원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전문위원은 "흔히 투자 사이클상 고성장·고물가인 상황에서는 원자재 섹터가 강세를 보이는데,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정치적인 상황으로 원자재가 무기화가 되면서 오름세가 컸다"면서도 "다만 원자재는 수급, 공급망, 정치적 이슈 등의 이유로 가격변동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자산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금·신흥국 주식·ETF도 '신중'···현금 보유량 '최대'

금의 경우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금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모멘텀을 얻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한편, 다른 투자처에 비해 금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금은 주식처럼 배당금도 없고, 채권처럼 이자도 없고 말 그대로 그냥 시세에 따라 움직인다"며 "금의 시세를 조정하는 게 수요, 공급도 있겠지만 그 비중은 많지 않고 결국엔 중앙은행이 금을 얼마나 사들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개인이 그걸 미리 알고 투자하기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과 그중에서도 중국 등 신흥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의 기대 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김대수 신한PWM여의도센터 PB팀장은 "주식의 경우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 부분에서 약세, 하락 요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중국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슈가 있으나, 아직까지는 변동성이 워낙 크다"고 평가했다.

정 부센터장은 "주식과 펀드, ETF 등은 작년부터 권하고 있지 않고, 보수적인 입장"이라며 "변동성이 너무 커서 포트폴리오에 담고 싶지는 않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아직 투자처별 옥석을 가리기 힘든 이들이라면, 당장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도 좋다. 5대 은행 PB들은 올해 재태크 전략을 묻는 말에 어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언제든 투자 시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는 것. 기존 대출이 있다면 재테크에 앞서 최우선으로 상환하는 것을 당부했다.

김 팀장은 "고금리가 올해까지도 지속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며 "지나친 부채로 대출 이자 부담이 크다면 자산을 줄여서라도 빚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추천한다"고 언급했다.

양 팀장은 "투자를 할 땐 피해야 할 투자처를 먼저 짚어보고, 일단 현금 보유를 최대한으로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여윳돈이 있는 분들이라면 5년짜리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묶어두고, 나머지는 MMT나 파킹통장에 두는 것도 괜찮다"고 했다.

김 전문위원도 "올해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금 비중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투자해야 한다"며 "포트폴리오에 현금 비중을 30%이상 유지하기를 추천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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