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등했지만···美은행 연쇄 도산에 여전한 폭락 '공포'
비트코인 반등했지만···美은행 연쇄 도산에 여전한 폭락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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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게이트 이어 SVB·시그니처은행 사태도 겹쳐
"주요 코인 반등, 일시적 현상···장기 암흑기 우려"
13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의 거래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의 거래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미국 실버게이트 청산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에 이어 시그니처은행도 폐쇄조치가 내렸지만, 암호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들이 반등에 성공했다. SVB 충격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 속에서 저가 매수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요 암호화폐의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장의 안정세보다는 은행들의 연이은 파산 등이 일으킬 후폭풍에 따라 시장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SVB에 이어 미국 중소은행인 시그니처은행마저 파산하면서 추가 폭락의 불씨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9.78% 오른 2만2527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업비트의 경우 전일 종가와 견줘 1.52% 상승한 2964만원, 빗썸은 전일 대비 8.43% 오른 2962만원에 거래 중이다. 

앞서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미국의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에 대해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며 2만달러 밑으로 추락했다가, 이날 새벽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SVB 파산 충격이 가상자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다 이번 악재를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본 일부 투자자들이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이 이날 SVB 예금을 전액 보증하기로 한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한다고 밝혔다. SVB 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비상 조치의 일환이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센터장은 "FDIC와 미 재무부가 SVB 예금 전액을 보호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 2위인 서클사가 SVB에 맡긴 현금을 되찾을 수 있게 됐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 가격도 반등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가상자산 투자심리도 중립 수준까지 개선된 상태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지수'는 이날 49점(중립)을 기록, 전날(33·공포)보다 수치가 올랐다. 이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공포에 가깝고, 100에 근접할수록 낙관이 짙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낙관론보다는 시장 암흑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만연하다. 은행권 연쇄 파산이 이어지면서다. SVB가 폐쇄된 지 불과 사흘 만에 미국 29위 은행인 시그니처은행도 뱅크런(자금 대량 인출 사태)을 맞고 폐쇄됐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성장한 시그니처은행은 실버게이트 은행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 주요 은행으로 꼽힌다. 지난해 초에는 가상화폐 업체들의 예금이 전체의 27%에 달했으나, 작년 한국산 코인 테라USD·루나 붕괴 사태와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로 대규모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주요 암호화폐 거래 은행들이 위험에 처한 만큼, 그 여파로 가상자산 기업이 파산할 경우 위기는 더욱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로 대표 스테이블코인 USDC도 크게 휘청이며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나타냈는데, 스테이블코인 디페깅(Depegging) 확산에 대한 우려도 함께다.

이 센터장은 "스테이블 코인은 크립토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과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져 디페깅될 경우 전체 크립토 시장이 불안정해진다"며 "다행히 FDIC와 재무부가 빠르게 전액 예금보호를 결정함에 따라 금융위기로 번지는 위험은 막을 수 있었지만, 추가적인 은행 뱅크런 발생 가능성 여부에 따라서 현재의 가격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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