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 시장 경쟁 '후끈'···이커머스 가세
역직구 시장 경쟁 '후끈'···이커머스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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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활성화 통한 해외 판로 확대 관건, 장기적 관점서 접근해야
신세계면세점 물류센터에서 역직구 상품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역직구 시장이 뜨겁다. 주요 면세점은 물론 전자상거래(이커머스)까지 앞다퉈 역직구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청은 지난 7월부터 해외 거주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국내 시내면세점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국내 면세점에서 지난 7월부터 역직구몰을 열고 있다. 역직구몰을 내세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여행객 급감과 고환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8일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역직구 쇼핑몰인 '에이치(H)글로벌몰'을 열었다. H글로벌몰을 통해 면세업계 최대 규모인 1만5000가지 상품을 판매한다. 해외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업도 검토 중이다. 향후 역직구몰 입점 브랜드와 상품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신라인터넷면세점도 지난달 15일 면세품 온라인 역직구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라면세점 중국몰은 중국 소비자에게 국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패션·잡화 등 53개 브랜드의 상품 300종을 판매한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지난달 11일 중문몰(중국어로 된 온라인몰)과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에 역직구관을 열고, 중화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국내 브랜드 상품 3000종을 선보였다. 중국 배송은 경우 알리바바의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가 맡았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지역 배송은 국제특급우편(EMS)를 통해 지원한다.

롯데면세점도 역직구 플랫폼을 열어 국내산 상품을 팔고 있다. 미국·일본·중국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등 총 9개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국가 거주 외국인이 70달러 이상 구매하면 배송비 없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롯데면세점 역직구 플랫폼은 롯데인터넷면세점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안에 영문 버전 별도 코너로 마련해 접근성을 높였다. 향후 일문과 중문 등 다양한 언어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역직구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이커머스 업계도 마찬가지다. 티몬은 지난 8일 중국 역직구 판매 서비스 강화를 위해 디이공(D20), 팔콘이엔엠과 협약을 맺었다. 이날 회사는 △국내 유망 브랜드·상품의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출 △역직구 상품의 오프라인 매장 운영 등 K-브랜드의 글로벌 유통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데 뜻을 모았다.

티몬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갖춘 중국 최대의 숏폼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중국 틱톡)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활동 중인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보유한 D20이 티몬과 상품을 실시간 방송으로 판매한다.

팔콘이엔엠이 콘텐츠 제작과 역직구 사업 지원을 맡아 중국 플랫폼 내 티몬 공식몰을 통해 판매하는 형태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중국의 판로를 개척하고 싶은 티몬 파트너들은 복잡한 절차 없이 사업성을 초기 테스트해볼 수 있다. 

D20은 서울 명동에 D20한중라이브커머스센터를 열고 중국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자체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국내 왕홍 네트워크와 라방 스튜디오를 활용해 브랜드사가 중국에 진출하지 않고도 수월하게 역직구 판매가 가능하다. 중국 온라인 시장에 내놓은 역직구 상품을 전시·판매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명동에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에 역직구몰을 운영하던 G마켓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마켓글로벌샵은 지난 2006년 국내외 거주 외국인을 겨냥해 설립된 역직구 플랫폼이다. 미국(홍콩 등 전 세계 80여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케이(K)-팝·뷰티·패션 상품 판매 채널이다. 지난 4월 쓱(SSG)닷컴도 입점해 SSG닷컴의 패션·뷰티·가공식품 등도 구매 가능하다. 배송일은 평균 7~10일 가량 소요된다.

인천국제공항에 인접한 지마켓글로벌 자체 물류창고를 통해 각기 다른 판매자로부터 구매한 상품이라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합포장·합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마켓글로벌샵 공식 유튜브 채널 인싸오빠를 통해 글로벌 팬덤을 위해 인기 K-팝 스타 출연해 패션·뷰티를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관련 콘텐츠 전반을 소개한다. 

이중복 지마켓 해외직구기획팀장은 "글로벌 소비자들의 꾸준한 수요로 다양한 상품을 갖춰 차별화된 온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한 콘텐츠로 젊은층의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역직구 시장의 당장의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국내 온라인 역직구 시장의 매출 상승 효과는 미미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6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5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70억원 감소해 58.6% 줄었다.

해외 직접 판매 규모가 가장 큰 중국에서의 감소 폭이 컸다. 올해 2분기 중국에 판매한 상품 금액은 34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5.8% 줄었다. 올해 1분기에 비해서도 13.8% 줄었다. 미국과 일본도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각각 25.7%, 10.6% 직접 판매액이 감소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커머스와 면세점들이 역직구 플랫폼이 새로운 수익 창출 활로로 떠오르면서 역직구 서비스를 통해 해외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라며 "역직구 수요를 잡기 위해 유명 브랜드들과 원만한 입점 협의와 판매 채널 활성화 전략을 잘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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