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눈치 싸움'
신세계·현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눈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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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아닌 여객수로 임대료 내 아쉬워"···정부 추가 지원책 필요"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이지영 기자)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면세사업자들이 내달 인천국제공항의 점포 입찰을 앞두고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업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된 데다 여객수 당 임대료 산정 방식, 터미널 통합 사업권 조정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며 기업별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12월 29일 2만4172㎡ 규모의 제1여객터미널(T1), 탑승동 및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사업권의 입찰방식을 공고했다. 인천국제공항의 면세 사업권은 일반 사업권 5개(63개 매장, 2만842㎡), 중소·중견 사업권 2개(총 14개 매장, 3천280㎡) 등 총 7개다. 기존에 터미널별로 나눠있던 총 15개의 사업권을 통합 조정했다. 

이중 대기업 몫으로 나온 사업권은 5개이며 내달 22일까지 입찰 제안서를 제출받는다. 특히 계약기간을 기존의 기본 5년+ 옵션 5년에서 기본 10년으로 늘렸다. 

앞서 국내 대형 면세기업(롯데·신라·신세계·현대)는 지난 12일 열렸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사업자 설명회에 참여했다. 여기에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과 스위스 기업 듀프리토마스쥴리면세점이 참여한 상태다. 

이번 입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변경된 임대료 산정 방식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 산정 기준이 21년 만에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당 임대료 체계로 변경됐다. 여객당 임대료 체계는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않은 변수로 여객 수요가 급감할 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인천공항 측 전언이다.

이를 두고 면세업계는 여객 수 증가가 곧 면세점 매출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며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에 더해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적용하는 매출 연동형에 비해선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기존 공항면세점 운영에 큰 부담을 줬던 최소보장액 방식에서 여객당 임대료로 바뀐 부분은 분명히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출입국자들이 모두 면세점을 이용하는 게 아닌데 매출이 아닌 여객 수로 임대료를 내는 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가격 제안서 제출을 앞두고 인천 국제공항 제 1터미널에 있는 신세계·현대면세점은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계약 기간이 남아 고정 임대료를 내야 하는 탓이다. 업계는 정부의 임대료 지원 정책이 종료돼 올해 1월부터 고정임대료를 납부하게 될 경우 인천국제공항에서만 매년 1조원 규모의 임대료를 납부해 수익성 악화를 예상한다. 

그간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면세점을 비롯한 공항 내 상업시설 임대료를 2020년 3월부터 3차례에 걸쳐 감면 및 기간을 연장해왔다. 2022년 6월 감면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하고 지난해 말에 해당 지원정책 종료했다.

종래는 고정임대료로 납부했으나 현재는 2019년 동월 대비 여객감소율과 연동해 임대료를 인하해 면세점의 경우 매출과 연동해 할인 적용하고 있다. 그나마 인천 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있는 롯데·신라면세점은 계약이 종료돼 한시름을 놓았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제선 조기 정상화·일본 무비자 여행 등 항공규제를 완화했으나 여전히 항공수요가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높은 입찰가를 내놓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여객수요가 2019년 동월 대비 80%로 회복할 경우 임대료 감면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 6월 감면을 연장할 당시 해당년도 연말에 여객수요가 80%로 회복된다는 인천공항공사의 예측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2022년 12월 인천국제공항 출국객수는 173만명으로 2019년 동월 대비 57%에 불과하다. 2022년 연간으로는 883만명으로 2019년과 비교해 25% 수준이다. 특히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제선 여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노선이 회복되지 않는 한 80%의 수요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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