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삼성, 30년 먹거리 LCD 사업 완전 철수···LG는 당분간 유지
[초점] 삼성, 30년 먹거리 LCD 사업 완전 철수···LG는 당분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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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사진=삼성디스플레이)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30년간 이어온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이달로 완전히 종료하고 인력 전환 배치를 하고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당분간 고부가 IT(정보통신)용 LCD를 중심으로 생산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두 회사의 엇갈린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TV용 대형 LCD를 생산하는 L8-2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인력 전환배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1991년 박막트랜지스터(TFT)-LCD 사업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LCD 사업에 뛰어든지 30년 만의 일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철수 유휴 인력 중 일부는 유일한 대형 사업인 QD디스플레이 라인에 투입한다. 또다른 일부는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전환 배치를 추진 중이다. 반도체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삼성전자와 유휴인력이 늘어난 삼성디스플레이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사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삼성전자로 이동하는 인원은 200~3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LCD 사업 철수를 고려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8월과 12월에 각각 직원 200~300명쯤을 기흥·화성·평택캠퍼스 등 반도체 사업장으로 이동시킨 바 있다. 

이처럼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철수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중국 BOE 등이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애초에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LCD 라인을 가동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치솟는 LCD 가격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생산 연장을 요청하면서 철수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LCD 생산을 지속할 방침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 패널 가격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자 계획을 6개월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늘면서 상승세를 보인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중반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LCD 패널 평균 가격 지수(2014년 1월의 가격을 100으로 산출)가 지난 4월 사상 최저치인 41.5를 찍고, 오는 9월 36.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된 LCD 패널의 생산을 점차 줄여왔다. 통계청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2004년부터 디스플레이 패널 점유율 세계 1위를 유지해온 우리나라는 지난해 중국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현재 LCD 시장 주도권은 가격 경쟁력을 지닌 중국 기업들에 넘어간 상황이다. 현재 중국 제조사인 BOE가 LCD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이하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QD)-OLED 디스플레이에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OLED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TV용 OLED 패널 부문에서는 후발주자로서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확보와 공정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역량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도화되는 소비자 눈높이와 다양화되고 있는 시장 수요를 모두 만족시키며 OLED 신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당분간 LCD 사업을 지속할 전망이다. OLED 제품의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CD와 OLED 비중이 고른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에서도 LCD 부문이 56.6%, OLED 부문이 43.4%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된 LCD 사업은 경쟁 우위가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며 "하이엔드 고부가 IT와 같이 지속적으로 차별적 우위를 점하는 부문은 더욱 강화하고, LCD TV 사업은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 외에는 단기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노트북·태블릿PC·모니터 등에 사용되는 정보기술(IT)용 LCD 패널에 주력할 방침이다. 작은 화면에 고주사율·고해상도를 유지해야 하고 터치스크린 기능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산 저가 LCD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중소형 OLED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추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 3조3000억원을 들여 6세대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또 선두를 점하고 있는 대형 OLED 패널 부문은 2분기부터 화면밝기(휘도)를 30% 높인 OLED.EX를 TV용 OLED 패널 전 라인업에 적용하는 등 프리미엄 TV 시장의 OLED 대세화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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