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대기업이 지난해 국내외 규제기관으로부터 받은 제재 건수가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제재 금액도 50% 넘게 늘었다.
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에 제재 현황을 공시한 22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제재 건수는 총 571건으로 전년(517건)보다 54건(10.4%) 증가했다. 제재 금액은 88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82억원(50.6%) 늘었다.
규제 기관별로 보면 고용노동부의 제재 건수가 102건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제철과 포스코홀딩스 등이 포함된 철강 업종과 한일시멘트 등이 포함된 건설·건자재 업종이 주요 재제 대상이었다. 이어 수사·사법기관 제재 87건, 금융감독당국과 지방자치단체·관청 제재 각각 80건,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는 63건 등이었다.
제재 금액은 공정위가 3743억원으로 전체의 42.2%를 차지했으며 국세청·관세청 등 과세당국이 2727억원(30.7%)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는 LG화학의 제재 건수가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LG화학은 '근로자 정기안전교육 이수여부 미확인' 등 사유로 노동부로부터 1억3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 등 총 2억120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이어 현대중공업이 20건으로 2위였고, 포스코홀딩스는 18건, GS칼텍스와 한화는 각각 17건이었다.
지난해 제재받은 금액이 가장 큰 기업은 삼성중공업으로 1628억원이었다. 호텔롯데(1541억원)와 아시아나항공(1136억원), 현대제철(1038억원), 삼성전자(1012억원) 등도 제재 금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삼성중공업은 해외규제기관에 대한 합의금 지급 영향으로 제재 금액이 2020년 36억원 대비 45배 이상 늘었다. 삼성중공업은 2006~2007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에서 드릴십(원유 시추선) 3척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선박중개인의 위법 행위에 대해 브라질 감사원·송무부·검찰과 합의서를 작성하고 합의금 약 1627억원을 지급했다.
호텔롯데는 2018년 받은 세무조사와 관련해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부과된 법인세 1541억원의 영향으로,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금호터미널 지분을 금호산업에 매각하면서 발생한 세금 등의 추징금 973억원 때문에 전년 대비 제재 금액이 크게 늘었다.
또 현대제철은 철스크랩 구매 담합 행위 관련 공정위 과징금 910억원이, 삼성전자는 삼성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 불공정거래 관련 공정위 과징금 1012억원이 제재 금액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이번 통계에는 제재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건만 포함됐고 무죄나 무혐의, 면제, 행정처분 취소 등의 경우는 제외됐다"면서 "대기업들의 제재 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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