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의 '통 큰' 화답···"3년간 240조 투자·4만명 고용"
삼성 이재용의 '통 큰' 화답···"3년간 240조 투자·4만명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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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11일 만에 전격 결정···국내에만 180조원 투자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산업 강화···'상생 경영' 부응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호성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래 준비를 위해 향후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하는 등 '통 큰'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는 삼성이 2018년에 내놓은 180조원 투자 계획을 뛰어넘는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지 11일 만에 나온 것으로, 이 부회장과 삼성에 걸고 있는 사회적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둘러싼 일각의 반대 목소리와 재벌 특혜 논란 속에서도 정부는 '국가적 경제 상황'과 '국익'을 이유로 들어 가석방을 단행했는데 이 같은 사회적 기대에 화답한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24일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기회 창출 △다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 측은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질서, 사회구조의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삼성의 미래를 개척하면서 국가적 난제 해결과 도약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출소한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당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아 주요 경영진을 만난 데 이어 이후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포함한 각 사업부문 담당자와 연이어 간담회를 하며 이번 투자·고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 '포스트 코로나' 대비 240조원 쏟아붓는다···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도약

우선 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첨단 혁신 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 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기술·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절대 우위를 공고히 하고, 시스템 반도체는 투자 확대로 세계 1위 도약 기반을 마련한다. 메모리는 단기 시장 변화보다는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두고 투자를 지속하고 시스템 반도체는 기존 투자 계획을 적극적으로 조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메모리는 기술은 물론 원가 경쟁력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14나노 이하 D램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혁신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에 투자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선단 공정을 적기에 개발하고 혁신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를 위해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로 사업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시설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만 향후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투자 금액에는 대규모 인수합병(M&A)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향후 3년간 유의미한 M&A를 진행할 계획임을 공개하고 AI, 5G, 전장 부문에서 인수 대상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만큼 미국 등 투자결정과 M&A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한국 경제의 핵심 기반 산업인 반도체의 생존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개발(R&D)센터에서 연구원들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개발(R&D)센터에서 연구원들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바이오로 '제2의 반도체 신화' 구축···5G·AI·로봇 등 新산업 주도권 강화

삼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 주권 시대'에 대응해 바이오 사업을 육성,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쓰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3개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62만 리터로, CDMO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선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경쟁력을 키워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으로 공격 투자 기조를 지속해 CDMO 분야에서 5·6공장을 건설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의 절대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고도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전문 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 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에 나서겠다"며 "바이오 산업 강화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신사업 영역·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이를 위해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신설 등 기술 선행연구를 주도하고 가상화 네트워크·개방형 기지국 등 차세대 통신망 기술 관련 핵심인력 확보 및 R&D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은 또 AI, 로봇, 슈퍼컴퓨터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에서는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 3년간 4만명 직접 고용, 공채 제도 유지···상생 생태계 구축

삼성은 앞으로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한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채용 계획으로 3년간 고용 규모는 약 3만명이지만 첨단 산업 위주로 1만명 가량의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은 3년간 국내 대규모 투자·생산에 따라 56만명의 고용·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들은 국내 채용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신입 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입사원 선발 방식을 상시채용의 형태로 바꾸는 상황인 가운데 삼성은 공채 제도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 측은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공채를 처음 시작한 기업"이라면서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해 공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사회공헌·교육 사업도 강화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청년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 스타트업 지원 'C랩(벤처)' 사업을 확대해 청년 취업난 해소와 미래 일자리 창출 및 첨단 신성장 산업 육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대·중소기업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기초과학·원천 기술 R&D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 상생펀드 등 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협력사 안전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미래를 열고 사회와 함께 나아가는 기업으로서, 다가올 3년의 변화에 대한 한국 경제와 우리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삼성의 역할을 제시한 것"이라며 "투자와 고용, 상생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높여 삼성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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