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남 얘기'···상장사 절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코로나는 '남 얘기'···상장사 절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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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개사 중 98곳은 시장 추정치 상회···평균 32%↑
언택트·증권株, 코로나19 국면서도 '최대실적' 행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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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3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지속에도 깜짝실적을 시현, 적잖이 등장했던 비관론을 불식했다. 다만 일부 업종은 여전히 부진하면서, 양극화 추세는 여전한 모습을 보였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유가증권·코스닥) 175곳의 영업이익 총합은 36조76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8조1131억원)과 비교해 30.8%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도 19조6083억원에서 26조8005억원으로 36.7% 늘었다. 

이 가운데 전체의 56%에 달하는 98곳이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이들 상장사가 낸 영업이익은 추정치보다 평균 32%가량 웃돌았다. 증권사들이 64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 삼성생명은 3746억원을 발표했다. 추정치와의 괴리율은 478%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4367억원의 적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는 전망치(754억원)보다도 두 배 이상인 1644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현대일렉트릭(294억원)과 현대미포조선(288억원)도 증권가 추정치와 각각 108.5%, 86.6%의 괴리율을 보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코로나19 환경에서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로 부각했던 국내 인터넷 기업 '쌍두마차' 네이버와 카카오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네이버는 사상 최대 매출액은 1조370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도 창사 후 처음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동시에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7분기 연속 최고치 행진이다.

네이버는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 신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이 호실적에 주효했고, 카카오도 '톡비즈'(75.1%)와 신사업(139%), 유료콘텐츠(61.5%) 등 핵심사업 중심의 매출 고성장이 깜짝실적을 견인했다. 이들 모두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증권업종의 선전은 이번 어닝시즌에서 단연 두드러진다. 키움증권은 올 3분기 영업이익 3555억원, 순이익 2634억원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3배 급증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도 곱절 이상 급증하며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환경에서도 줄곧 선방했던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증권 역시 3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거뒀다. 대형 증권사 외에 중소형사도 잇달아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12배 증가한 순이익을 달성했고, 현대차증권도 406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을 거뒀다. 3분기 179% 급증한 한양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익을 21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 3월 코로나19 패닉장 이후 증시를 떠받친 '동학개미'들이 역대급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올 3분기(7~9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7조6000억원으로, 2분기와 비교해 27% 급증했다. 8월 11일엔 총 33조원어치 주식이 거래돼 역대 최대 거래액을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코로나발(發) 충격에 추정치를 크게 밑돈 기업도 더러 존재했다. 올해 내내 적자였던 S-Oil과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종은 3분기 마침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각각 93억원, 289억원의 영업손실을 발표했다. 현대위아(-36.7%)와 게임빌(-33.5%), 현대건설(-18.8%), 신세계(-16.7%) 등도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3분기 실적시즌은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 중인데 미디어와 에너지 등을 제외한 화학, 기계, 디스플레이, 증권 등 다수 업종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며 "경기에 민감한 이들 업종의 호실적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으로 해마다 기대치를 하회하는 4분기 실적을 고려해도, 내년 상반기까지 높은 이익 성장률이 기대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제조업 생산 확대와 교역 회복으로 당분간 기업실적 전망 상향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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