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25시] '빅4' 총수 '애스톤' 동맹은 계속된다···'3·4세' 교류 강화
[재계25시] '빅4' 총수 '애스톤' 동맹은 계속된다···'3·4세' 교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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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등 4050 총수 전면에
비공식 회동 '활발'···"사랑받는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야"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 5일 광진구 워커힐호텔의 한쪽에 있는 애스톤하우스. 국내 대표하는 재계 총수 4명이 모였다. 최근 주거니 받거니 잇단 회동에 새로운 것도 아니지만 기존 총수들과 다른 활발한 소통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4대 그룹 모두 40, 50대 총수가 이끄는 '3·4세 경영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젊은 총수들이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활발한 교류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이들은 잦은 회동을 갖으며 국내외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사업을 모색하는 등 아버지 세대와 다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갈 리더로서 이들의 경영 행보에 주목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2년여 사이 4대 그룹 중 3곳의 총수가 교체되면서 4대 그룹은 1960~1970년대생의 '젊은 총수'가 포진하게 됐다. 1·2세대 경영인의 별세나 경영 일선에서의 후퇴로 주요 기업의 3·4세 시대가 본격화한 것이다. 

지난달 14일 국내 재계 서열 2위 현대차그룹에서 정의선 회장이 새로 취임한 데 이어 25일 국내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타계하면서 그룹 리더십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직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지만 이 회장 별세로 머지않아 회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1998년 가장 먼저 젊은 리더로 자리매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2018년 취임 당시 40세라는 나이로 4대 그룹 중 가장 젊은 총수인 구광모 ㈜LG 대표는 그룹 내 입지를 다지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3·4세대 경영의 막이 오른 가운데 달라진 경영 방식으로는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한 기업 간 활발한 교류가 꼽힌다.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인 최 회장이 총수 간 교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 그룹 총수들이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서로 견제와 경쟁 관계를 이어왔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젊은 총수들은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재계 현안을 논의하고, 전략적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도 4대 그룹 총수는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이들은 지난 5일 저녁 서울 워커힐 호텔 내 애스톤하우스에서 만나 비공개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7시를 전후해 만난 총수들은 오후 11시쯤 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총수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부친상을 치른 이 부회장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회장직에 오른 정 회장에 대한 덕담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 수락 여부와 경제단체의 역할, 기업 규제 3법 등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향후 배터리와 자동차 등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만에 총수들이 다시 만나면서 4대 총수 모임이 사실상 정례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비공개 회동에서 총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등에 따른 산업계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앞서 지난 5월 이 부회장과 정 회장 간 첫 단독 만남을 시작으로, 총수들은 연쇄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4대 그룹이 모두 관여된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매개로, 정 회장이 다른 그룹의 사업장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은 5월13일 삼성SDI, 7월21일 현대차 남양연구소 등에서 두 차례 회동을 하고 차세대 전기차·배터리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6월22일에는 정 회장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구 회장과 만나 미래 배터리 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했다. 7월7일 정 회장과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젊은 총수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과거 기업과 기업 간 이어졌던 경쟁 관계도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이들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 간 투자와 협력을 더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민경제에서 4대 그룹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이들의 행보는 주목받기에 충분하다"며 "활발한 소통을 통해 부정적인 기업인식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바뀌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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