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은 골머리···운임 상승=비용 증가 탓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집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주요국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CFI는 지난 6일 1664.56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134.57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0년 7월(1583.18) 이후 사상 최고치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국과 유럽 항로 해상 운임이 크게 올랐다.
미 서안 항로 운임은 지난주 대비 1F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22달러 뛴 3871달러를 기록했고 유럽 항로 운임도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1246달러로, 106달러 올랐다.
시장에서는 선사들이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컨테이너선 공급을 급격히 줄였으나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회복으로 최근 선복(적재능력)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성탄절, 중국 춘제(春節) 등 연말연시 대형 행사들이 예정돼 있어 물동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 화물 운임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화물 운송 지수 TAC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아시아~유럽과 아시아~미주 항공화물 운임은 전달 대비 각각 25%, 28% 상승했다. 상하이-북미 항공화물 요금도 지난달 26일 전주 대비 26.2% 뛴 kg당 6.07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최근 해상 운임 급등에 따라 항공 운송으로 전환하는 물량이 늘면서 항공 화물 운임도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 코로나19 백신 관련 수송 수요가 더해지면 운임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항공운임 상승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는 업계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지난 2분기 21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사상 최대인 3000억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적사 1위 대한항공 또한 국제선 제동으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나 화물 물량 증가와 운임 상승에 힘 입어 올해 4분기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봤다.
반면 수출기업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운임 상승은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급등하는 운임에 제품을 실을 배와 비행기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은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비싼 항공운송으로도 눈을 돌렸지만 이마저 대기업이 선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HMM의 주가가 운임 상승으로 연일 강세다. 이날 오전 10시 21분 기준 HMM은 전 거래일 대비 1700원(16.59%) 오른 1만195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주 주가가 10% 넘게 오르면서 1만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속 급등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