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원점서 재검토하자" 채권단에 요청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원점서 재검토하자" 채권단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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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상황 급변한 탓···인수 의지는 변함없어"
9일 현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힌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롱스탑데이트(주식 인수 계약의 종결 기한) 연장에는 공감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진=아시아나항공)
9일 현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힌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롱스탑데이트(주식 인수 계약의 종결 기한) 연장에는 공감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공식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지난해 말 인수계약 당시와 비교 시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태 및 업황이 심각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9일 현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힌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롱스탑데이트(주식 인수 계약의 종결 기한) 연장에는 공감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지난달 29일 현산에 '6월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명확히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한 현산 측의 회신이다.

앞서 현산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대우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3228억원에 사들이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2조1772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방식의 계약이었다. 현산과 금호산업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후 이달 27일까지 거래를 끝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항공업계가 경영난에 처함에 따라 당초 4월 7일로 예정됐던 1차 유상증자 납입일이 연기됐고, 같은 달 30일로 예정된 구주 인수일도 미뤄졌다. 이에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이 확실한 인수 의지를 밝혀야만 종결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현산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당초 세웠던 인수자금 조달계획에 따라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 체결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HDC현대산업개발)

현산 측에 따르면 불과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던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했을 때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8000억원이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원의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다. 또 1분기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아울러 당기순손실도 모두 8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현산은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해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하고, 부실계열사에 총 1400억원 지원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현산 측은 4월 이후 두 달 간 약 11회에 걸친 공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 및 전망, 기준 재무제표상 재무상태와 계약 체결 이후의 재무상태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 계약 체결일 이후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차입금의 사용 용도, 차입 조건, 상환 계획, 영구전환사채로의 변경 조건, 영구전환사채의 주식으로의 전환 조건 등 중요한 자료의 제공을 포함하는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게 현산 측 입장이다.

현산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명시적인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자금의 차입 및 부실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결정하고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채권단과는 공식적인 교섭이 없던 중에 여러 언론 보도가 이어져 난처해 시장에 입장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현산의 공식 입장을 받아들인다면, 오는 27일로 예정된 계약 종결 시한은 최대 6개월까지 더 연장할 수 있다. 아울러 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확정을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야 하고, 계약체결일 이후 4조5000억원 이상의 부채가 증가한 상황에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산은이 이번 공문을 통해 직접적인 논의가 가능해진 데 대해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계약 당사자를 넘어 산은과 대승적 차원의 실질적인 논의로 전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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