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1460원대로 마감했다. 미국 셧다운 종료 가능성과 엔화 약세가 환율 하단을 지지한 가운데, 수급적 측면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장 대비 11.9원 오른 달러당 1463.3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1484.1원, 종가)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이 급등한 배경은 다소 이례적이다. 전날 미 연방상원에서 임시예산안 처리를 위한 절차표결이 가결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99.6pt 수준의 강보합선에 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도 약화됐지만, 현재 63.4%로 여전히 인하 쪽 기대가 우세하다.

일본 엔화 역시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정책의 영향으로 달러당 154엔선의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름폭 자체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0.81% 상승 마감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751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환율 하방 쪽 요인으로 소화될 여지도 나왔다. 

시장에선 이날 급등분에 대해 수급적 요인 영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셧다운 종료 기대감이 불거지고 있지만 종료 시점이 불명확한 데다, 경기지표 발표 역시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향성 자체가 불투명하단 지적이다.

이에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롱플레이가 시장으로 주도하면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유입되지 않는 반면, 수입업체를 필두로 달러 환전 수요가 과도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주식투자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AI 버블 논란 속 글로벌 증시 조정국면이 나타났지만, 셧다운 사태가 종료될 것이란 기대 속 전날 뉴욕증시에서 성장주를 중심으로 랠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보면 달러가 강보합이었고, 엔화가 재정확장 기대에 약했다"면서 "다만 오늘 외환시장은 수급적 요인에 좌우됐다고 본다. 수출업체에서 네고를 주저한 반면, 수입업체의 결제나 커스터디 쪽 달러 수요가 강하게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였지만, 지난주 7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그 환전 수요가 몰리지 않았을까 한다"며 "글로벌 증시 조정의 배경인 AI 버블 논란이나 셧다운 장기화 우려도 사그라들며,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수요도 늘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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