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세인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투자 생애주기에 따라 성장주에서 배당주로 자동 전환되는 국내 첫 '생애주기 배당전환 ETF'를 선보인다.
키움운용은 10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KIWOOM 미국S&P500&배당다우존스비중전환 ETF'와 'KIWOOM 미국S&P500 TOP10&배당다우비중전환 ETF'를 동시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기존 생애주기펀드(TDF)의 자산배분 구조에 S&P500의 성장성, 월배당 ETF의 현금흐름, 연금계좌의 절세효과를 결합해 은퇴 전후 자산관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TDF는 은퇴 후 인출 기능이 없고, S&P500은 성장성은 높지만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부족하다. 월배당 ETF는 자본 축적이 어렵고, 연금계좌는 세제 혜택은 크지만 납입 한도와 인출 제약이 있다"면서 "이번 상품은 이러한 공백을 메워 적립·성장·인출·절세를 한 번에 구현한 종합형 노후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ETF는 2040년을 은퇴 목표 시점으로 설정했다. 2038년까지는 성장형 자산 75%, 배당형 자산 25% 비중으로 운용한다. 그러다 은퇴시점이 다가오는 2038~2039년 24개월 동안 매월 2%씩 비중을 조정해 2040년 이후부터는 성장형 25%, 배당형 75% 포트폴리오로 전환된다.
특히 ETF 내부 리밸런싱으로 자동 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발생하지 않으며, 일반 계좌에서도 사실상 과세이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본부장은 "S&P500을 장기 보유하다 은퇴 시점에 배당주로 갈아탈 경우 양도세와 배당소득세를 각각 내야 하지만, 이번 ETF는 내부 전환 구조 덕분에 세금을 한 번만 내면 된다"며 "연금계좌가 아니어도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납입 한도나 인출 제약이 없어 유연한 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은퇴자산으로 S&P500과 같은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본부장은 "한국인의 근로 기간은 짧고 인출 기간은 길다"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채권 중심 자산만으로는 노후 현금흐름을 방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변동성 자체보다 '현금 흐름이 끊어지는 것'을 더 큰 위험요인으로 보고, 성장 자산과 배당 자산을 병행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기존 주요 연금대비 상품인 TDF 대비 경쟁력에 대해서는 "TDF는 은퇴 이후 투자자가 직접 인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이번 상품은 매수 한 번으로 인출기까지 자동 관리된다는 점에서 단순성과 지속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금리·고령화 흐름 속에 은퇴자산 운용 수요가 커지면서 운용사 간 '노후 ETF'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 운용사들이 은퇴 맞춤형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가운데, 키움운용은 이번 상품을 시작으로 'ETF 기반 생애주기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향후 2050·2060 목표 시리즈 등으로 확대해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이번 ETF는 단순히 자산비중을 바꾸는 상품이 아니라 은퇴 이후 인출기까지 아우르는 평생 투자 구조"라며 "고령화 사회의 노후 문제를 금융의 언어로 풀어내는 시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