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세인 기자] 11월 코스닥 상장을 앞둔 랩오토메이션(실험실 자동화) 전문기업 큐리오시스가 29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핵심 기술력과 향후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큐리오시스는 이날 "장비 제조를 넘어 랩오토메이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회사는 업계 최초로 랩오토메이션 통합 플랫폼 '큐리오시스템(CurioSystem)'을 구축해 신약개발, 세포 치료제, 합성생물학, 디지털병리 등 다양한 연구공정을 하나의 자동화 네트워크로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윤호영 큐리오시스 대표는 "일반적인 자동화 장비 업체가 신제품 개발에 2~3년을 소요하는 반면, 큐리오시스는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 설계·생산해 6개월 단위로 새로운 모듈을 플랫폼에 연동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며 "특히 905개의 피킹 바늘을 개별 제어할 수 있는 콜로니 피킹 기술을 구현한 것은 전 세계에서 큐리오시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큐리오시스의 플랫폼은 △라이브셀 이미징 '셀로거(Celloger)' △세포 분리 '셀퓨리(Cellpuri)' △자동화 피펫팅 'MSP' △콜로니 피킹 'CPX' 등 핵심 장비가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로 연결하는 구조다.
연구실 단위의 개별 장비를 통합 워크플로우로 묶어, 기존 수작업 중심의 연구 환경을 완전 자동화된 데이터 기반 실험실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력 제품 셀로거는 인큐베이터 내부에서 세포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라이브셀 이미징 장비로, 문을 열지 않고 촬영할 수 있어 발열과 결로 문제를 해결했다. 인큐베이터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세계 유일의 고속 스크리닝(HTS) 기반 시스템으로, 현재 글로벌 바이오기업에 주문자개발생산(ODM)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또 다른 주력 제품 씨피엑스-알파(CPX-α)는 공압 제어 대신 정밀 모터 제어 방식을 적용해, 시간당 약 3500개의 콜로니를 처리하며 정확도는 99% 이상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K-바이오파운드리 시설에 도입돼 합성생물학 자동화 표준화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다.
4분기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상장 움직임이 활발하다. 업계에선 단순히 신약 후보물질의 수보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플랫폼 경쟁력이 상장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큐리오시스는 자체 브랜드와 ODM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윤 대표는 "ODM은 글로벌 공급망에 빠르게 진입해 높은 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고, 자체 브랜드 제품은 고객 피드백(VOC)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며 "두 모델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기술력과 시장 대응력,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회사는 해외 대리점 계약 시 전담 엔지니어와 기술 지원 인력을 의무 배치하도록 하는 최소주문수량(MOQ) 계약제를 운영해 매출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윤 대표는 "대리점 수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각국 상위권 딜러와 협업을 강화해 품질 중심의 유통망을 구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큐리오시스는 2024년 매출 47억원, 순손실 49억원을 기록했으며 2026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8년에는 매출 470억원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총 120만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8000~2만2000원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10월 27~31일, 일반 투자자 청약은 11월 4~5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