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본사 전경.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본사 전경. (사진=하이트진로)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하이트진로가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주류업계 침체와 소비자 기호 변화 속에서 실적 감소에 직면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해외 진출 확대와 사업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04% 감소한 6855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브랜드인 '하이트'는 판매 부진을 겪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단종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특히, 22년 만에 '하이트피처' 1.6L, 1L 페트병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하이트 브랜드 자체의 단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주와 맥주의 총수요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음주 빈도 감소와 RTD(Ready to Drink) 제품의 인기 상승, 맥주 가격 인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들의 유인도가 낮아졌다.

하이트진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테라 라이트' 등 부담이 적은 제품을 출시했지만, 기존의 소주와 라거 맥주 중심 포트폴리오는 시장 변화에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매출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된 이유는 내수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 때문이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전체 매출의 약 90%를 국내에서 올리고 있으며, 최근 소주 수출이 증가했지만, 해외 매출 규모는 여전히 미미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트진로는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목표로, 베트남 공장을 2026년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3000만병을 생산할 계획이며, 태국과 필리핀 등 현지 시장에서 K-주류의 인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을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1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2% 상승했다.

또한, 내수 시장에서는 전통 소주와 맥주 외에 수입 위스키, 데킬라, 사케, 와인 등 프리미엄 주류 라인업을 강화하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스코틀랜드 위스키 '커티삭', 일본 위스키 '후지산로쿠', 미국 보드카 '티토스', 멕시코 데킬라 '코모스' 등이 있다.

특히, 사케 시장은 2014년부터 꾸준히 성장해 올해도 6월 일본 미야기현 1위 양조장의 대표 사케 3종을 출시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와인 매출도 412억원에 달하는 등 프리미엄 주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비알코올 맥주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하이트제로 0.00'이 94억원의 판매액과 37.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논알코올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국내 무·비알콜 주류 시장은 최근 몇 년간 50% 이상 성장하며 큰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주류 사업 외에도 하이트진로는 K-뷰티 등 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화장품 기업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한 하이트진로는 이를 계기로 기존 주류 사업의 한계를 보완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비앤비코리아 인수는 성공적이었다"며 "이후 여러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딜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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