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예온 기자] 올해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보다 2만 가구 이상 감소하며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전국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 대비 21%(2만504가구) 줄어든 7만7326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7만7741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년에는 이보다 3만 가구 이상 줄어든 4만2956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연말까지 경기도 내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8026가구로 전년(4만3514가구)보다 35.6% 감소했다.

특히 김포·군포·과천·구리·하남·동두천·시흥·여주·광주 등 11개 지역은 연말까지 소형 타입 입주 물량이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 중 김포를 포함한 7개 지역은 내년까지도 입주 물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화성·수원 등 주요 지역에서도 전년보다 공급이 줄어드는 등 경기도 전역에서 소형 아파트 공급 공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소형아파트 (사진=더피알)
소형타입 입주물량 추이 (사진=더피알)

반면 서울은 전년(1만575가구)보다 30.8% 증가한 1만9986가구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세대 구성의 변화에 비해 소형 주택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행정안전부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가구는 처음으로 1000만가구를 돌파해 전체의 42%를 차지했고, 2인 가구도 540만가구에서 601만가구로 10% 이상 늘었다. 1~2인가구 증가세가 가파른 만큼 소형 아파트 수요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공급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도 전용 59㎡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청약홈 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니 대우건설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의 59㎡A 타입 경쟁률은 582.7대 1로, 84㎡ 등 다른 평형보다 월등히 높았다. 리버센트 SK VIEW 롯데캐슬에서도 59㎡A는 561.5대 1, 59㎡B는 670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구로구 고척푸르지오 힐스테이트의 59㎡는 13.7대 1로 84㎡(12.4대 1)를 웃돌았다. 성동구 오티에르 포레 역시 59㎡ 타입이 56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소형 평형의 선호가 뚜렷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2024년 3분기 서울 내 전용 59㎡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51.16대 1로 전용 84㎡(23.16대 1)의 두 배를 넘었고, 4분기에도 각각 21.77대 1과 8.58대 1로 격차가 유지됐다. 업계는 분양가 부담이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소형 타입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서울 전용 59㎡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2023년 9억419만 원에서 2024년 9억7266만 원으로 7.6% 상승했고, 올해는 10억5006만 원으로 8%가량 올랐다. 신축 단지의 59㎡는 공간 활용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해 젊은 세대와 3인 가구 중심의 실수요층 선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분양가 상승 흐름 속에서도 전용 84㎡ 대비 접근성이 높은 59㎡가 대체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1~2인 가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소형 아파트 공급은 줄어드는 역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세대 구조는 소형화되고 있으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더 감소할 것으로 보여 소형 아파트의 희소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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