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더피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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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우리나라 주거시장의 주력 타입은 오랫동안 '국민평형'으로 불리던 전용면적 84㎡였다. 하지만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점차 소형타입에 몰리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평균 세대원 수는 2018년 2.4명에서 2022년 2.2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2.2명(2024년 말 기준)을 기록하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1~2인 가구 증가세가 가파르다. 2000년 15.5% 수준이던 1인 가구 비율은 2024년 말 기준 36.1%로 804만 가구를 넘기며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돌파했다. 2인 가구(29.0%)까지 합치면 전체 가구의 절반을 훌쩍 넘어 65%에 달한다.

2024년 기준 합계출산율도 0.74명 수준으로 저출산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3~4인 가구 구성 자체가 줄면서 소규모 가구는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소규모 가족 단위가 늘면서, 넓은 84㎡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소형 타입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발코니 확장과 다양한 내부 특화 설계로 실사용 면적을 늘린 덕분에 선호도가 높다. 관리비도 상대적으로 큰 타입에 비해 저렴하다.

특히 신규 분양단지의 경우 절대가격이 낮다. 초기 자금 조달 부담이 덜하고, 지금처럼 대출 규제가 강한 경우 대출 이자 등 금융 비용을 줄여주는 실질적인 이점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3040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소형 타입 아파트 인기는 청약 시장에서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1년(2024년 11월~2025년 10월) 수도권 1순위 청약 경쟁률은 60㎡ 이하가 24.1대 1을 기록해 60~85㎡ 이하(6.5대 1), 85㎡초과(7.6대 1)를 크게 웃돌았다.

개별단지로 살펴보면 서울에서는 성동구 '오티에르포레' 전용면적 49㎡ 타입이 751.5대 1, 송파구 '잠실르엘' 전용면적 45㎡ 타입이 433.7대 1로 치열했고, 고양시 '고양더샵포레나' 전용면적 46㎡ 타입도 32.3대 1로 높았다.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5주차 기준 40㎡초과~60㎡이하 매매가격지수는 101.5를 기록해 60㎡초과~85㎡이하와 지수가 같았고, 85㎡초과 ~102㎡이하 101.2를 웃돌았다.

특히, 주간단위로는 40㎡초과~60㎡이하 가격은 9월들어 5주 내내 다른 면적대 상승률을 상회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수도권의 높은 분양가 부담과 1~2인 가구의 급증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과거 84㎡ 중심의 평면 공식이 깨지고 있다"며 "소형 타입은 단순히 작은 집이 아닌 최신 특화설계를 통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일시적 유행을 넘어 향후 주택 시장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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