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서울에 실거주지가 필요한 주택 수요자들의 눈길이 기존 공급 중인 단지에 쏠리고 있다. 아파트 전세 물량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1만세대 규모의 대단지에서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14일 부동산분석업체 리치고에 따르면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포레온(2024년 11월 입주)'은 전체 1만2032세대로 이뤄진 대단지이지만, 9월 29일 기준 전세 매물은 211개(1.75%)에 불과하다.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헬리오시티(2018년 12월 입주)'도 같은 날 기준으로 총 9510세대 중 전세 매물이 309개(3.24%) 뿐이다.
이러한 전세 품귀 현상이 비단 대단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 전체로 봐도 아파트 전세 매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2만3961세대로 6개월 전인 지난 3월 31일(2만8274세대) 대비 4313세대 감소했다. 6개월 만에 전체 물량이 14.26% 감소한 셈이다.
물량 감소의 여파는 전셋값 상승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2월 1주차(99.69)부터 9월 4주차(101.43)까지 3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수요자들이 원하는 매물을 찾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이미 전세로 거주하고 있더라도 재계약 시점에 전세가를 올리거나 전세 보증금을 그대로 두고 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민간임대 등 전세 외 거주 형태로 공급 중인 단지의 입주를 노리는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전세의 경우 수요는 폭발적인데 공급 부족과 정부의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매물이 귀해졌다"며 "최근 전세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라 신규 계약이든 재계약이든 임차인들에게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