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네 채 중 한 채가 전용 59㎡ 단일 평형으로 집계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형이 시장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소형이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14일 리얼하우스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9월 30일 기준(해제 제외) 서울 아파트 거래 5만6775건 중 전용 59㎡는 1만4302건(25.2%)으로 집계됐다. 이는 85㎡를 초과하는 모든 대형 평형의 거래 비중(15.4%)보다 10%포인트(p)가량 높은 수치다.
59㎡ 집중 현상은 서울의 높은 집값과 대출 규제, 그리고 빠르게 늘어나는 1~2인 가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도 입지를 확보하려는 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59㎡라는 것이다.
특히 이 면적은 방 3개와 거실 구조를 기본으로 갖춰 신혼부부나 소가구의 실거주와 투자 목적을 동시에 충족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전환으로 본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상승기와 침체기를 거치며 소형 중심 구조로 굳어졌다. 2020년 집값 급등기에는 대형이 전체 거래의 17%를 차지했지만, 2022년 침체기에는 14%대로 떨어졌다. 반면 59㎡는 2022년 거래 절벽 속에서도 15%를 유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2023년부터는 3년 연속 20%를 넘겼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 전체에서는 '소형(60㎡ 이하)+중소형(61~85㎡)'이 합계 85% 이상을 차지한다. 그 가운데 소형 범주 내부를 들여다보면, 59㎡ 단일 면적의 비중이 서울 25.2%·경기 23.2%·인천 22.6%로 높게 나타나 소형 가운데서도 59㎡가 대표 타입으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금리 인상과 세금 부담이 대형 수요를 줄이는 동시에, 1~2인 가구 증가와 주거비 부담은 소형 수요를 꾸준히 떠받치고 있다"며 "59㎡는 실수요와 투자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교집합 평형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