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민연금이 주요 기업들의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전환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수익만을 추구하는 차원을 넘어, 필요할 경우 배당 정책이나 지배구조 개선 등에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전날 공시를 통해 HD현대, 현대글로비스,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MM, 삼양식품, 유한양행 등 기업들의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지분 보유 목적을 밝혀야 한다. 지분 보유 목적은 크게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권 영향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단순투자는 말 그대로 투자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일반투자는 기본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배당 확대나 지배구조 개선,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의견 제시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까지 가능하다.
국민연금이 특정 기업들의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나 경영 정책에 대해 감시 강도를 높이고, 주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금융당국의 기조와도 맞물린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2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책임 있는 주주활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수탁자 책임 범위와 대상 자산 확대 방안을 내놓았고, 최근 취임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과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으로 활동하며 연기금의 책임투자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최근 지분율 변동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국민연금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9.88%에서 10.09%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을 7.56%에서 7.92%로 늘렸다. 반면 HD현대 지분은 8.56%에서 7.47%로, 한국항공우주 지분은 8.31%에서 8.12%로 줄였다. HMM의 경우 직전 보고서보다 842만 주를 추가로 사들였지만, 전환사채(CB) 주식 전환 영향으로 지분율은 6.02%에서 5.99%로 소폭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