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서종열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조선·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양국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미국 내 조선업 부흥을 위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조인트벤처(JV) 설립을 포함해 무역·투자·통상 전반의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북·미 대화 재개와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등 안보 의제도 테이블에 올랐다.
◇ 트럼프 "한국 선박 구매하겠다"···美 조선업 부흥 청사진 =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선박을 매우 잘 만든다"며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내에서 다시 선박을 건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산 선박 구매를 고려하고 있으며, 한국 조선사가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거나 신설해 우리 노동자를 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 기업의 추가 진출을 사실상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매일 선박을 만들던 미국이 지금은 한가로운 상황"이라며 "조만간 한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선박을 생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조선뿐 아니라 제조업 르네상스 과정에도 한국이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 알래스카 LNG JV·무기 구매 확대 요청도 =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공식 거론하며 "한국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석유와 가스가 풍부하고 한국은 이를 필요로 한다"며 "일본과의 협상은 성사 직전 단계이며, 한국 역시 파트너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보·군사 분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미 공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를 직접 언급하며 "한국이 세계 최고 성능의 군사장비를 구매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식 협상술 특유의 '경제+안보' 패키지 청구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대북·APEC 등 외교현안도 논의 = 외교·안보 현안에서도 양국 정상은 긴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페이스 메이커", 트럼프를 "피스 메이커"로 지칭하며 북·미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김정은과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만남을 시도하겠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으나, 주둔 기지 소유권을 미국에 넘겨달라는 요구를 공개적으로 꺼내 들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의사도 밝혔다. 그는 "무역회의 참석차 곧 방한할 예정이며, 일정에 맞춰 APEC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해 한·일 관계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며 한·미·일 3각 공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경제·안보 패키지 협상 본격화" =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조선업 부흥과 제조업 협력이 전면에 등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무역·투자·무기·에너지 등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경제 패키지 협상'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산 선박 구매'를 언급한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도 "알래스카 LNG JV와 무기 구매 요구는 사실상 새로운 청구서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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