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각종 대출규제 도입과 배드뱅크 등 상생금융을 위한 대규모 출연금 요구에 은행권 수익성 약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대표 은행주인 금융지주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 지수는 최근 한 달(6월 2일~7월1일)간 1016.85에서 1166.01로 14.67% 뛰었다.

이 기간 지수 구성 종목을 보면 종가 기준 하나금융지주가 7만원에서 8만8900원으로 27% 뛰었고, 우리금융지주는 1만8890원에서 2만2450원으로 18.8% 상승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는 5만5800원에서 6만2200원으로 11.5%, KB금융지주는 10만원에서 11만800원으로 10.8% 올랐다.

지역경제 부진 등으로 오랜 기간 지지부진하던 지방금융지주 주가도 최근 강세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BNK금융지주 주가(종가 기준)는 1만750원에서 1만2820원으로 19.3% 뛰었고, iM금융지주는 1만106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7.5%, JB금융지주는 1만8380원에서 2만650원으로 12.4% 상승했다.

신고가 행렬도 이어가고 있다. KB금융은 이날 전거래일(11만800원)보다 2.44% 오른 11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신고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일 6만22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해 8월 26일(종가 6만1400원)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0.80% 떨어진 6만1700원이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 1일 장중 9만700원을 찍으며 신고가를 달성한 후 8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3.26% 떨어진 8만6000원이다.

최근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인수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기반을 다진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오랜 기간 1만원대 초반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6월 들어 2만원대에 진입한 후 연일 상승세다. 지난 1일엔 장중 신고가인 2만3000원을 찍었고, 이날엔 2만26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종가 기준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최근의 금융주 강세는 호실적 전망과 그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이달 일제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업권 추정 순이익은 약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출이 대거 불어났던 것이 금융지주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은행권 평균 대출성장률은 약 1.6%로 지난 1분기(0.3%) 대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2·3 계엄사태 이후 급등하며 1500원선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도 미국의 관세 유예 조치와 우리나라 새 정부 출범 등으로 5월부터 안정세를 찾았는데, 이는 위험가중자산(RWA) 감소와 보통주자본비율(CET1)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CET1 비율을 기반으로 밸류업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최근의 달러 약세 흐름이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5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상법 개정에 속도가 붙고 있는 정치권 상황도 금융주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합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이 상법 개정으로 배당 확대 등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상법 개정안 추진 및 배당세제 개편 가능성을 비롯한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 등이 금융주에 크게 투영됐다"며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CET1 비율이 크게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발표를 전후해 외국인 순매수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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