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월말 가동을 앞두고 있는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관련해 "과거 문제가 됐던 무차입 공매도 같은 경우는 새 시스템을 통해 99% 가까이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 "과거에 문제가 됐던 건들은 공매도 점검 시스템 등을 통해 다 적발될수 있음을 시뮬레이션 했다"며 "적어도 공매도 중단의 시발점이 된 그런 유형의 무차입 공매도는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매하고,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저렴한 금액에 매수해 갚아서 차익을 보는 투자기법이다. 국내에서는 결제일(T+2)이 아닌 주문(T) 전에 주식을 빌리지 않으면(무차입) 불법 공매도로 간주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한 것을 계기로 공매도는 지난 2023년부터 전면 금지됐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준비를 통해 오는 3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있다.
이 원장은 "금감원과 거래소가 준비한 공매도 적발 시스템과 공매도 재개가 적절한지에 대해 금융위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3월 중으로 금융위에 보고를 할 예정이고,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3월 중에 (재개 여부가) 결정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진행해 온 무차입 공매도 건에 대한 점검 조사는 공매도 재개 전인 다음달 중 마무리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매도 재개 시 허용 범위에 대한 질문에 대해 "금융위원회에서 별도의 결정이 없는 한 3월 31일 공매도는 재개될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우리 주식시장의 퇴출, 평가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일부 상대적 비우량기업과 관련해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게 아니냐는 지적을 알고 있다"면서 "변동성을 줄이되, 가능한 해외나 개인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는 3월 4일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 준비 현황과 관련해 일부 증권사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 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SOR을 비롯해 여러가지 기준을 마련하고 증권사들에게 전산 요구를 하는 중"이라며 "15개 정도 되는 증권사의 개별 시스템을 저희가 하나하나 점검했거나 지금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증권사별로 준비상황이나 전산의 완성도, 내부 규정의 완성도가 일률적일 수는 없다"며 "그 중에서 잘된 곳도 있고, 부족한 곳도 있는데 최초 (ATS) 출범 시점에는 준비가 잘 된 증권사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들이 같은 시점에 참여를 희망하고 있고, 아직 ATS시장의 개시 시점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최종 준비 전에 재점검을 통해 부족하다고 지적했던 부분이 시장 개설 전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다.
ATS 출범 이후 고빈도매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공매도 재개나 고빈도 거래도 자연스럽게 주식시장 하방 압력이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은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유동성을 확보해줘서 우리 시장의 저변을 풍부하게 해주는 측면도 있다"며 "고빈도매매 거래의 단점은 충분히 감지하면서도 유동성을 풍부하게 한다는 장점을 취하는 게 올바른 접근일 것"이라고 말했다.
- 이복현 "세계 최초 공매도 전산화···시장 신뢰도 높일 것"
- 이복현 "임종룡 회장 임기 채워야"···'사퇴'보다 '더 강한 책임' 요구?
- 거래소, 이스탄불거래소와 업무협약 체결···파생상품시장 협력 강화
- 김병환 "내달 공매도 전면 재개···과열종목 지정 규제 강화"
-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MSCI 사장과 면담···'선진지수 편입 논의'
- 금감원, IPO제도·유상증자 공시 위한 증권사 간담회 개최
- 이복현 금감원장 "증권사, 모험자본 공급 역할 강화해달라"
- 금융당국, 글로벌 IB 13곳에 공매도 위반 과징금 836억 부과
- 한국거래소,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시연회' 개최
- 공매도 재개 초읽기···대차잔고 급증에 '단기 대응 전략' 부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