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전경사진 (사진=GS건설)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전경사진 (사진=GS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주택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건설사들이 연어양식장부터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사업, 원전까지 비주택사업에 눈을 돌려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사업에서 눈을 돌려 이색 신사업에 주력하는 곳은 GS건설이다. GS건설은 최근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을 통해 민간투자자로 사업에 참여한 국내 최초 대규모 육상 스마트 연어양식장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가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연어 육상 양식에 나섰다. GS건설은 연어 양식장 준공식에서 "스마트 양식 기술 저변 확대와 함께 해양 특수 플랜트 분야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토대로 국내 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 최근에는 시공 주관사로 참여한 부산시 분뇨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준공식도 열었다. 이 사업은 정화조 및 화장실에서 수거된 분뇨를 1차 처리해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한 시설로, 1973년 개소해 현재까지 50여년간 운영해온 기존 시설을 지하화해 지역주민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부산시에서 추진한 사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요충지인 유럽의 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BMW와 손잡았다. SK에코플랜트의 배터리 재활용 전문 자회사 SK테스는 BMW그룹과 유럽지역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번 파트너십은 BMW의 전기차 폐배터리 등에서 추출한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을 새 배터리 생산에 활용함으로써 배터리 순환경제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SK테스는 지난해 9월 준공한 네덜란드 로테르담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 이번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소형모듈원전(SMR)을 필두로 한 원전사업도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원자력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원자력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기존 2개 태스크포스팀으로 이뤄졌던 원자력 조직을 3개팀(국내원전팀, SMR팀, 원자력설계팀)이 추가 신설되고 5팀 1반 체제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체코 원전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플랜트 사업본부 산하 조직이었던 뉴에너지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원자력사업실을 배치하며 조직을 개편했다. 이를 통해 원전 해체 사업, 수출, SMR 건설 등 관련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 홀텍과 SMR-300 공동 개발 중으로 2025년 초 설계 완료 후 연말 착공을 목표하고 있다. 이외 우크라이나 SMR 20기 건설 업무협약(MOU) 체결, 영국 SMR 기술경쟁 입찰 최종 후보 선정 등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넓히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UAE 원전에서 입증된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말 착공하는 불가리아 원전에 이어 유럽시장에 원전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미국 홀텍사와의 협력, 국내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공동개발 등을 통해 차세대 원전사업인 소형원전 SMR 사업을 구체적이고 발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스웨덴·루마니아 등 유럽 SMR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 삼성물산은 칸풀 넥스트(Karnfull Next AB)와 스웨덴 SMR 사업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루마니아 원자력공사와 루마니아 SMR 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기본설계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 

또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미국 괌, 호주 등에서 신재생 에너지 분야 사업을 수행 중인 가운데, 카타르에서는 현지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오만, 호주 등 해외에서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 개발 협약으로 수소사업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DL이앤씨는 SMR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X-energy)와 글로벌 SMR 사업 개발과 시운전·유지 보수 기술 개발을 목표로 협력 중이다. 2022년에는 CCUS 기술 전문 자회사 카본코를 설립한 뒤 CCUS 사업도 추진 중이다. CCUS는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꼽히며 최근 주목받는 분야다. 카본코는 지난달 캐나다 블루 암모니아 시장에 진출 소식을 알렸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은 주택경기 침체에 따라 비주택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11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4.0포인트 하락한 66.9를 기록했다. 지난 5월(67.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CBSI는 건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밑돌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비주택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하고 나섰다"면서 "주택이나 기존 사업은 내실을 다지는 한편 신사업을 발굴해 포트폴리오 다각화하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지속발전가능한 경영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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