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삼성물산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에서 배달중인 '뉴비', 현대건설 '모빈' 자율주행 로봇배송 이미지 (사진=각 사)
(왼쪽부터) 삼성물산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에서 배달중인 '뉴비', 현대건설 '모빈' 자율주행 로봇배송 이미지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련 기술 개발 및 서비스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생활 편의성을 높여주는 첨단 기술을 입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주거 만족도를 향상시키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자율주행 로봇 기술 기업 '뉴빌리티'와 손잡고 아파트 단지 내 'D2D(Door to Door)' 로봇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 단지에서 지난달 2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입주민이 인근 상가와 단지 내 커뮤니티 카페 및 식당에서 음료와 음식을 주문하면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현관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앞서 지난해 6월부터 래미안 리더스원 단지에서는 아파트 1층 출입문 앞까지 배달하는 실외 배송 서비스가 제공됐고, 이번에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자동으로 호출해 자율주행으로 이동 세대 현관문 앞까지 직접 배달하는 실내 배송으로 서비스 영역이 확대됐다. 자율주행 로봇을 통한 D2D 배달 서비스는 국내 최초의 사례로, 입주민들은 현관문 앞에서 직접 배달된 물품을 받을 수 있어 편의성이 강화됐고, 단지 내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의 이용률 증가로 운영 수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도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 상용화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스타트업 '모빈(Mobinn)'과 공동 개발한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를 6월 준공 예정인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 처음으로 적용한다. 이 로봇은 무선통신 및 관제시스템과 연동할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무인 승하차 기능도 탑재돼 있다. 또한 △로봇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는 무인 자동 콜 기능 △목적 층 취소 상황 발생 시 재 호출 기능 △엘리베이터 정원 초과 범위 판단 기능 등이 적용됐다.

호반건설도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 베어로보틱스와 함께 실내 배송 로봇 운영 환경 표준화 및 로봇 기반 특화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건설사들은 입주민의 주거생활 서비스에 다양한 AI 신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DL이앤씨는 10분 만에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전기차 화재 진압 시스템'을 개발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차량 위치로 진압 장비를 이동시키고,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은 후 물을 분사해 빠르게 진화하는 시스템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안면인식으로 공동현관을 출입할 수 있는 로비폰을 도입했다. 로비폰은 별도 카드키 없이 입주민의 얼굴을 인식해 공동현관 출입을 허용한다. 또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한 허위 인증을 방지하는 '위변조방지(Anti-spoofing) 기술'을 적용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로비 출입과 동시에 자동으로 엘리베이터가 호출되는 원패스 시스템도 도입돼 입주민의 편의를 높였다.

홈닉 앱의 매터(Matter) 기술 연동. (사진=삼성물산)
홈닉 앱의 매터(Matter) 기술 연동.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또한 AI와 IoT 기술을 집약한 차세대 주거 플랫폼 '홈닉'을 통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홈닉은 앱(모바일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관리비 확인, IoT 제어, 커뮤니티 시설 예약, 방문 차량 등록 등 주거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입주민들은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서울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등 기존 아파트 8개 단지에서 6000가구 이상이 이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신축 래미안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5만 가구 이상이 사용 중이다.

현대건설도 최근 자사 하이엔드(최고급)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의 입주민 전용 플랫폼 '마이 디에이치'를 공개하며 입주민 지원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마이 디에이치'는 입주 전 분양이나 청약 정보부터 입주 후 애프터서비스(AS), 홈 IoT, 커뮤니티 사용 등 디에이치의 특화 서비스를 모바일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맞춤형 스마트홈 서비스 강화를 통해 조명이나 가전기기를 모바일과 차량에서 제어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에 따른 자동화 모드가 탑재돼 취침이나 외출 시 홈네트워크로 연동된 스마트 기기들이 일괄 실행된다. 'H 헬퍼'를 이용하면 클릭 한 번으로 배수구 막힘, 못 박기 등의 불편을 해소하거나 청소, 세차 등 생활 지원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스마트홈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수주 경쟁이나 분양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경이 고급 주거단지의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입주민들의 주거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스마트홈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주거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로 구조적인 차별점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