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사진 (사진=GS건설)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사진 (사진=GS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254개 국내 건설 기업이 101개국에서 605건(371억1000만달러·약 54조3000억원) 공사를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누적 수주금액은 1조9억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은 정부가 목표치로 잡은 400억달러를 넘지는 못했으나, 2015년(461억달러)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다. 2023년 333억달러보다는 11.4% 늘었다. 연간 수주액은 2020년(351억3000만달러)부터 5년 연속 300억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동 수주가 184억9000만달러(49.8%)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4월 삼성E&A와 GS건설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73억달러 규모의 파딜리 가스 플랜트 증설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중동에 이어 아시아(19.2%), 유럽(13.6%), 미국(10.1%) 순이다. 이 가운데 특히 유럽 수주액은 1년 새 140% 증가했다. 유럽 국가의 친환경·신산업 분야 투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태양광 발전, 배터리 공장 수주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공사 종류별로 보면 산업설비 공사가 전체 수주액의 65.5%, 건축이 14.1%, 용역은 10.3%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특히 투자개발사업 수주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체 수주액의 13.9%(51억7000만달러)를 차지했다. 1년 새 3.5배로 늘어난 수치기도하다. 투자개발사업은 사업 제안 등과 사업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건설사가 부담해 이에 따라 발생한 손익을 지분에 따라 가져가는 방식이다. 투자 리스크가 있지만 단순 도급에 비해 수익이 크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 건설 기업이 공사한 해외 사업 사례.(사진=국토부)
국내 건설 기업이 공사한 해외 사업 사례.(사진=국토부)

해외 건설 누적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국가별로 사우디아라비아(1776억달러·17.7%)에서 가장 실적을 크게 올렸다. 이어 △UAE(845억달러) △쿠웨이트(489억달러) △싱가포르(482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최근 3년만 보면 사우디아라비아(249억달러), 미국(172억달러), 카타르(65억달러) 순이다.

기업별로는 현대건설이 1455억달러(14.5%)로 누죽 수주 실적이 가장 크다. 이어 △삼성물산(924억달러) △삼성E&A(898억달러) △현대엔지니어링(731억달러) △GS건설(715억달러) 순이다. 최근 3년 기준으로는 △삼성E&A(181억달러) △삼성물산(174억달러) △현대엔지니어링(158억달러) 순이다.

단일 공사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수주액 1위는 2009년 한국수력원자력,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이 수주한 191억달러 규모의 UAE 원자력 발전소 사업이었다. 2위는 한화 건설부문이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80억달러), 3위는 지난해 삼성E&A와 GS건설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73억달러) 공사였다.

한편, 한국의 경상수지에서 건설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13%로, 세계 20대 경상수지 대국 중 가장 높다. 해외건설이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한 바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수지 비율도 0.25%로 20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우리 기업이 전통적인 건설산업의 틀을 넘어 도시개발, 철도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 중"이라며 "이들을 적극 지원해 K-도시와 K-철도 수출, 투자개발사업을 통한 해외건설 2조 달러 시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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