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사진=서울파이낸스 DB)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총수일가가 이사로 재직하는 기업이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경우도 늘어 사익편취 등에 대한 감시도 요구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을 19일 분석·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7개 신규 지정 집단과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농협을 제외한 80개 집단 소속 2899개 계열회사가 대상이다. 단, 총수일가 경영참여 현황은 총수 있는 71개 집단 소속 2753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분석 기간은 2023년 5월 2일부터 올해 5월 14일까지 이며 내용은 총수일가의 등기, 미등기임원 등 경영참여 현황, 경영진(지배주주)의 의사결정에 대한 내부 통제장치인 이사회 운영 현황, 소수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소수주주권 작동 현황 등이다. 

먼저 총수일가의 경영참여 현황을 살펴보면 분석대상 회사 중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468개사(17%)이고 전체 이사(9836명) 중 총수일가 638명(6.5%)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회사 비율과 전체 이사 중 총수일가의 등재 비율 2022년 14.5%에서 올해 17%로 늘었다. 총수 본인은 평균 2.8개, 총수 2·3세는 평균 2.6개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총수일가가 이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는 163개사(5.9%)로서 전년(5.2%) 대비 0.7%p 증가했다. 총수 본인은 평균 2.5개, 총수 2·3세는 평균 1.7개 미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또 총수일가가 재직 중인 미등기임원 중 54.1%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소속이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51.1%로 전년 대비 0.4%p 줄었으나 여전히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상장사는 최소 의무 기준을 초과해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선임의무가 없는 비상장사도 5.3%가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97.8%로 전년 대비 1.2%p 늘었고 이사회 상정 안건 중 원안 가결률은 99.4%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등 대기업집단 내 의사결정의 객관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도입된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상법 등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설치됐다.

소수주주권 작동현황을 살펴보면 소수주주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해 도입된 주주총회에서의 집중투표제, 서면투표제 또는 전자투표제를 하나라도 도입한 회사는 88.4%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자투표제의 도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86.3%에 달하고 있다. 다만 집중투표제를 통한 의결권 행사 사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1건에 그쳤다. 해당 안건은 올해 3월 KT&G가 대표이사와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다. 

또 상장사의 소수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상법에 도입된 주주제안권, 주주명부 열람청구권, 회계장부 열람청구권 등 소수주주권 행사 제도의 경우 총 32건이 행사됐다. 한국내 기관투자자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지분 비율(72.2%)과 안건에 반대한 지분 비율(5.7%)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분(77.2%) 및 반대 비율(10.8%)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사례는 2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일가의 책임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고 미등기임원의 과반수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소속이다. 

이사회 운영현황 측면에서 사외이사 비중이 과반을 유지하고 있고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사례가 지속 증가하고 있어서 경영진(지배주주)의 의사결정에 대한 견제 장치가 안정적으로 구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소수주주권 작동 측면을 살펴보면 집중투표제, 서면투표제, 전자투표제 등 소수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제도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었다. 다만 집중투표제 실시(1건), 소수주주권 행사(32건) 등 제도 운영 실적은 여전히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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