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용' 은행 사회공헌 사라진다···CSR 공시항목 개편
'생색내기용' 은행 사회공헌 사라진다···CSR 공시항목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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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聯, 항목·기준 세분화···'정성적 항목' 보강
'은행별 특수활동란' 통해 은행별 특수성 반영
새기준 적용해도 작년실적 1조2380억 '16.6%↑'
은행연합회 사옥 전경 (사진=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 사옥 전경 (사진=은행연합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생색내기용'이란 비판을 받아온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공시 기준이 강화된다. 이자장사를 통해 매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이 사회공헌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관련 공시 기준을 강화, 은행들의 보다 실효성 있는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연합회는 금융위원회의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제기된 사회공헌 개선 필요사항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실적 기준을 개편했다고 30일 밝혔다.

먼저, 사회공헌활동 집계표 항목을 세분화했다. 기존에는 6대 활동분야별 프로그램으로 두루뭉술하게 공시됐다면, 앞으로는 6대 활동분야별 4~6개 하위항목, 총 24개 세부항목으로 분류해 공시하기로 했다.

세부항목별 활동금액을 따로 공시하는 동시에 항목별 표준화된 집계 기준도 마련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개별 은행의 항목별 사회공헌활동 지원 현황과 사업추진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연합회의 설명이다.

아울러 주거래 약정 등 은행의 영리활동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는 활동은 6대 활동분야 실적 집계에서 제외, 사회공헌활동 실적 신뢰도를 제고했다.

표준화된 기준으로 집계하기 어려운 개별 은행의 차별화된 공익 활동의 경우 새롭게 마련된 '추가 활동란'을 통해 설명토록 해 은행별 특수성이 드러나도록 했다. 예컨대, 6대 활동분야에서 제외한 프로스포츠 팀·구단 운영 지원, 농업지원사업, 어민지원사업 등은 은행 판단에 따라 추가 활동란에 관련 내용을 표기·설명하면 된다.

정량적 항목 외 '상생금융 및 추가 활동' 분야를 추가, 정성적 항목을 보강했다. 은행별 상생금융·금융교육·대체점포 운영 현황과 관련 사이트·재단 정보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공, 이용자가 관련 정보를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높였다.

새로운 공시 기준에 따른 은행권의 지난해 사회공헌활동 총 금액은 1조2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6.6%(1763억원) 증가한 규모다. 2006년 첫 실적 집계 당시 3514억원이던 은행권 사회공헌 규모는 2019년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을 유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야별 사회공헌활동 금액·비율을 보면 △지역사회·공익 7210억원(58.2%) △서민금융 3589억원(29%) △학술·교육 708억원(5.7%) △메세나(문화예술체육) 582억원(4.7%) △환경 196억원(1.6%) △글로벌 95억원(0.8%) 등이다.

한편, 은행들의 '휴면예금 출연'이 사회공헌활동에 포함된 것을 두고 논란이 적잖은 가운데, 이날 은행연합회는 "은행이 자발적으로 휴면예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해 공익 목적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점에서 사회공헌활동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휴면예금 출연은 법적 의무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며 출연 여부는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정해진다"며 "현재 국내 은행들은 별도의 출연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근거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예금 등을 출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면예금이란 소멸시효가 완성됐으나 찾아가지 않은 은행예금·보험금 등을 의미한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예금은 서금원으로 출연돼 저소득·저신용자의 자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예금·보험금이 은행 사회공헌 실적에 반영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아울러 은행들이 실적에 비해 사회공헌활동이 부진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은행연합회 측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진정성 있고 특색 있는 사회공헌 사업을 매년 1조원 이상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은행공동으로 올해부터 3년간 5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연해 '은행 사회적 책임 프로젝트'를 실시, 추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은행들이 앞으로도 은행별 중장기 방향성에 따라 특색 있는 사회적 책임 이행 활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민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회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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