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EO 2인의 말···경계현 "사장도 틀린다" vs 장덕현 "초일류 부품사"
삼성 CEO 2인의 말···경계현 "사장도 틀린다" vs 장덕현 "초일류 부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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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오른쪽). (사진=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오른쪽).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삼성전기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장덕현 사장이 임직원 소통에 적극 나선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신임 대표가 취임한 후 임직원들과 소통에 나서는 건 의례적인 일로 큰 관심거리는 아니다.

장 사장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장(사장)으로 이동한 전임 경계현 사장에 대한 임직원들의 평이 그간 워낙 좋아서 '소통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전임 사장이 '소통왕'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면 후임 사장은 어지간한 소통 노력을 해도 상대적으로 큰 점수 받기 쉽지 않다.

이달 15일 경 사장이 삼성전자로 이동한 이후 임직원들과 첫 만남인 온라인 간담회 '경영진과의 대화'에서 강조한 말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였다. 이 말의 취지는 "대표이사의 말이라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며 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차원"이 된다.

'시스템의 삼성'에 있어 수장인 대표이사가 먼저 스스로를 낮춰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고 전한 대목이 신선하면서도 이색적이라는 평이 재계에 흘러나왔다. 아울러 시스템에 오랜 기간 적응해 온 삼성 임직원들조차 경 사장에게 왜 '소통왕', '미스터 소통맨'이란 수식어가 붙었는지 다시 한번 상당한 공감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번엔 초점을 삼성전기의 장 사장에게 맞춰본다.

장 사장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소통행사를 통해 삼성전기의 비전과 성과급, 사내복지, 취미생활 등 임직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장 사장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를 '테크(Tech·기술)'와 '미래'라고 밝히면서 "삼성전기의 미래는 테크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래기술 로드맵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능가하는 기술과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을 갖추고, 핵심 부품을 내재화해 초일류 부품회사가 돼야 한다"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1등 테크 기업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지위나 분야에 상관없이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존경한다"며 "삼성전기인들 모두 본인 핵심 업무에서 전문가가 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FCBGA(플립칩 볼 그리드 어레이) 생산설비 등에 1조원을 투자하며 반도체 패키지판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반면 모듈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야 할 숙제도 남았다. 선택과 집중, 비주력 사업에 대한 효율적 정리 등을 잘 이뤄내야 초일류 부품사 도약도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다.

더구나 최근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패널을 탑재할 것이라는 소식이 업계에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면, 그간 계열사로서는 믿음직했던 수직계열화 구도 속의 '기댈 언덕'도 예전만한 느낌이 아니다.

이 부분을 놓고 보면, 삼성전자로 간 경 사장과 이젠 삼성전기 수장이 된 장 사장의 서로 다른 포지션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같은 삼성그룹이지만 한쪽은 납품을 하던 회사의 수장에서 납품을 받는 곳으로, 한쪽은 납품을 받던 곳에서 이젠 납품을 하는 곳의 수장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통왕의 별명을 받던 경 사장이 이끌던 자리라는 점까지를 감안하면 삼성 안팎은 물론 재계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장 사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본인의 취미생활로는 서핑을 언급하며 "내년 여름 해수욕장에서 만나면 밥을 사겠다"고도 했다. 직면한 현실에 대해 임직원들의 마음가짐과 역할에 대해서만 강조했다면 너무 딱딱한 소통이 되버렸을 것이다. 장 사장은 앞으로 매주 임직원들과 티타임 자리를 마련해 구성원들과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장 사장의 소통 노력 또한 전임 경 사장만큼 넘치는 호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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