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2.4대책 한 달, 집값 상승세 둔화···안정세 찾았나
[초점] 2.4대책 한 달, 집값 상승세 둔화···안정세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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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값 상승 추이, 거래량, 매수 심리 둔화
"바닥 매수심리 여전···낙관적 판단 이르다" 지적도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2.4 공급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 최근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각종 시장 통계에서 변화가 감지되자, 일각에서는 안정세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급'으로 과열된 시장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물밑 수요는 여전해 이번 봄 이사철이 향후 집값 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25% 상승하며 전주(0.25%)와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했다. 지난 1월 중순 0.29%까지 치솟았던 전국 주간 매맷값은 2.4대책 직전 첫째 주 0.28%로 상승폭이 둔화된 이후 △둘째 주 0.27% △셋째 주 0.25%를 기록하며 상승폭이 점차 가라앉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도 2.4대책 직전 0.10%로 정점을 찍은 뒤 0.09%, 0.08% 천천히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아파트값의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주택 매수심리 역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상승했던 서울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달 둘째 주 111.9로 연 최고치를 기록한 뒤, 110.6, 109.8 등 2주 연속 떨어졌다. 지난해 10월(4376건) 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서울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지난달 1765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8301건)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집값 관련 선행 통계들에서 매매가 상승폭이 둔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하루에도 집값 하락과 관련한 글들이 수십건씩 올라오는 등 시장이 관망세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단기간 내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변 장관은 한 발 더 나아가 "지금은 무리해서 집을 살 때가 아니다"라며 "당장 아파트를 살 필요가 없다고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지난 2.4대책에서 공개하고 새로운 유형의 주택공급 사업의 발판이 되는 '공공주택특별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넘겼으며, 천준호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들은 지난달 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했다. 이르면 이달 초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여전히 집값 상승 추세가 여전하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우선 관망세 전환의 가장 큰 이유로 거래량 감소를 꼽고 있다. 하지만 연간 통계로 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93만4078건)은 역대 최대 수준이었으며, 계절적 비수기 및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가을에도 매매는 좀처럼 성사되지 않았지만 집값은 되레 신고가 행렬을 이어간 바 있다.

물밑 수요도 여전하다. 지난달 법원경매로 진행된 서울아파트 45건 중 36건이 낙찰됐는데, 이는 월간 사상 최고 낙찰률(80%)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9억원을 초과하는 비중은 22.16%에 달했다. 현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지난 2017년 1월(6.23%)과 비교할 경우 3~4배에 가깝다. 당장 부동산·대출 규제에 막혀 집을 구매할 수는 없지만, 언제든지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바닥 매수심리가 여전히 잠재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낙관론'을 펼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3~5월 과세 강화에 따른 매물 출회 수준으로 향후 집값 추이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어찌 됐든 지난해 말과 비교해 거래량이 줄고 있고 가격에 대한 피로감과 분명한 공급시그널, 분양으로의 관심 이전 등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고 있고 전세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만큼의 입주 물량도 많지 않다. 6월 이전 매물이 얼만큼 나오는지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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