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후방산업인 시멘트, 레미콘 등 건자재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건설업 생산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7% 급감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시멘트와 레미콘 내수 출하 역시 20% 이상 줄어드는 등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건자재업계는 수출 확대, 신사업 및 신기술 발굴 등 위기 돌파를 위한 다각도의 해법 마련에 나섰다.
29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실제 1분기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812만톤으로 전년 대비 21.8% 감소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레미콘 업계도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출하량이 15~40% 줄어드는 등 수요 급감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삼표시멘트,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사의 영업이익은 약 70~90% 가까이 급감했으며, 쌍용C&E, 성신양회, 유진기업 등은 적자 전환했다. 레미콘 업계 역시 유진기업이 1분기 영업손실 89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업계는 수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라시멘트는 내수 침체에 대응해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 판로를 넓혀 올해 들어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한라시멘트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로 시멘트 시장도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 활로를 확대해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과 신기술 발굴도 활발하다. 삼표그룹은 자율주행 로봇주차 시스템 '엠피시스템'을 도입해 9월 서울 장안동 오피스텔에 국내 최초 로봇주차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에도 진출해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부지, 은평구 수색동 등에서 대규모 복합시설과 주상복합, 신사옥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진그룹은 로봇·물류 자동화 전문 자회사 티엑스알로보틱스를 앞세워 AI 기반 피스 피킹 로봇, 서비스로봇, 자동창고 시스템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제품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이어진다. 한일시멘트는 드라이 몰탈 브랜드 '레미탈'을 앞세워 유지보수, 리모델링 등 다양한 건설 현장에 대응하고 있다. 성신양회는 최대 5시간까지 작업성을 유지하는 '초지연형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해 교통 혼잡, 고온기, 도심 현장 등에서 품질과 시공 효율을 높였다. 유진기업과 동양은 비 오는 날에도 시공 가능한 '우중 콘크리트'를, 삼표산업은 수중불분리 기술을 적용한 '블루콘 레인OK'를 출시해 현장별 특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 제품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신제품, 신시장, 신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업황과 미래 유망성을 고려한 차세대 먹거리 발굴이 건자재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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