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제안한 주주총회(주총) 안건이 모두 부결돼 사실상 박 회장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25일 금호석유화학은 제45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와 이익배당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결의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전체 의결준 주식 수 약 2504만7000주 중 약 1705만7000주(68.1%)가 출석했다.
주주총회에서는 박 회장 측의 의안과 박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측의 제안이 부딪쳐 표대결을 벌였다.
먼저 1-2호 배당 안건에서는 회사 측의 보통주 1주당 1만원 안건과 박 전 상무 측이 제안한 1만4900원이 표결에 부쳐졌다.
그 결과 사측 제안은 총 1705만5300주 중 68.6%인 1169만2829주가 찬성표를 던진 반면, 박철완 주주제안에는 총 1705만4889주 중 31.9%(543만4293주)만 찬성표를 던져 사측 제안만 보통 결의요건에 충족해 승인됐다.
2호 의안인 사외이사 선임 건도 사측이 추천한 박상수 후보(71.0%)와 박영우 후보(71.0%)만 결의요건을 충족했다.
박 전 상무 측 제안인 이성용 후보(29.6%)와 함상문 후보(29.0%)는 과반수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3호 의안인 감사위원 선임 건에는 사측에서 제안한 박상수 사외이사만 후보에 올라 찬성율 72.6%를 받아 가결됐다.
마지막 안건인 이사 보수한도는 별다른 이견 없이 73.2% 찬성률로 승인됐다.
이날 표결은 국민연금의 결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6.82% 보유한 국민연금은 전날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 회의를 개최해 회사 측의 제안이 더 적정하다고 판단, 사측 안건에 찬성했으며, 박 전 상무 측 제안은 모두 반대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임직원들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주주총회가 끝난 뒤 "향후에도 연결 기준 배당 30%를 제안하는 등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박 전 상무는 ESG 경영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박찬구 회장이 불법취업 상태에서 작년 상반기에만 38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국민연금이 현 주요 경영진의 배임 등 법적 책임 불법 취업 상태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약속한 신규 사업에 투자가 실행되는지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자사주 장기 보유,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인 주주환원 정책 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 둘째 형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8.5%)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