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년 뒤 87조' 로봇 시장 공략···메타버스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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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부회장 "신사업 첫 행보 로봇···메타버스 혁신도 적극"
"AI·5G·전장 등 M&A도 적극 검토"···시장 기대감↑, 관련주 급등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사진 오른쪽부터)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Samsung Bot i)'와 'AI 아바타', 가사 보조 로봇인 '삼성 봇 핸디(Samsung Bot Handy)'를 선보이고 있다. &nbsp;(사진=삼성전자)<br>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사진 오른쪽부터)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Samsung Bot i)'와 'AI 아바타', 가사 보조 로봇인 '삼성 봇 핸디(Samsung Bot Handy)'를 선보이고 있다. &nbsp;(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87조 규모' 로봇 시장을 낙점했다.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분야의 역량을 조기 확보하기로 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신사업 기회를 발굴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AI·5세대(5G) 이동통신·자동차 전자장비 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합병(M&A)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은 전날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 모멘텀(동력)을 설명하며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고 선언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축적하고 사업을 검토해 미래 세대가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장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간 로봇 사업 분야 역량 강화에 주력해왔다. 2019년 노약자 돌봄 로봇 '삼성 봇 케어', '삼성 봇 에어', '젬스(웨어러블 보행 보조)'를 시작으로, 지능형 컴패니언(동반자) 로봇 '볼리(Ballie)', 가사 로봇 '삼성 봇 핸디', 상호작용하는 로봇 '삼성 봇 아이'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8월에는 로봇과 AI를 포함한 미래 기술 산업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의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 약 1년 만에 정식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키며 사업 확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 같은 조직 강화는 본격적으로 로봇 상품을 내놓고 사업을 하겠다는 뜻으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연내 로봇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로봇 브랜드 '삼성봇(SAMSUNG BOT)' 상표권을 최근 미국 특허청과 캐나다 특허청 등에 등록한 바 있다. 제품 출시를 위한 로봇 브랜드 상표 등록은 처음으로, 회사가 '삼성봇' 브랜드 특허를 등록하고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용 로봇은 물론, 외골격 로봇, 로봇 청소기, 가정용 조리기구, 휴머노이드(사람 형태의 로봇), 서빙 로봇 등 다양한 AI 기반 로봇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비대면 수요가 확산된 데다 AI·5G 등 관련 기술의 고도화로 로봇시대 현실화가 가능해진 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로봇 분야를 신성장 분야로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는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2020년 277억3000만달러(약 32조원)에서 2026년 741억달러(약 8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1~2026년 로봇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7.45%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의 아바타가 네이버제트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진행된 '비욘드 비스포크' 미디어데이에서 2022년형 비스포크 홈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br>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의 아바타가 네이버제트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진행된 '비욘드 비스포크' 미디어데이에서 2022년형 비스포크 홈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신산업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또 다른 한 축으로 메타버스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 분야 기회 발굴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메타버스 경험 누릴 수 있도록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혁신해가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이 산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에서 적극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향후 어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선보일지도 업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와 관련된 증강현실(AR) 기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의 AR·확장현실(XR) 기술 전문기업 디지렌즈와도 긴밀하게 기술을 공동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CES 2022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에 가상 전시공간인 '삼성 837'을 열었다. 메타버스 가상플랫폼 '제페토'에서 도쿄올림픽 가상 체험공간, 갤럭시S22 언팩 티징, 라이프스타일 TV 론칭, '더 프리스타일 월드맵' 등도 진행했다. 지난달 17일에는 '비스포크 홈 2022' 미디어데이를 제페토에서 열고 사업부장과 제품 담당자들이 본인의 아바타로 등장해 제품을 소개하고 가상 전시장에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신성장 분야 M&A 추진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한 부회장은 "대내외 불활실한 상황 등으로 M&A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회사 지속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면 사업 영역,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AI·5G·전장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행보에 시장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전자가 메타버스와 로봇을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17일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로봇 제조업체 유진로봇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6.67% 오른 595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한때 상한가인 6630원까지 치솟았다. 휴림로봇(4.36%), 로보로보(3.18%), 에브리봇(3.09%) 등도 동반 상승했다.

메타버스 사업에 진출한 버킷스튜디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뛰어오른 5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타버스 구현에 쓰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조업체 선익시스템(29.78%), 메타버스 자회사를 설립한 엔피(29.35%)도 상한가로 마감했다. 또 옵티시스(12.85%), 스코넥(9.26%), 맥스트(8.79%), 코세스(8.58%), 자이언트스텝(8.07%) 등 메타버스 관련주가 줄줄이 큰 폭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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