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생까지 희망퇴직 대상···보험업계 몸집 줄이기 왜?
1980년대생까지 희망퇴직 대상···보험업계 몸집 줄이기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저성장 위기 대비
IFRS17·K-ICS 도입 앞두고 고정비 절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보험사들이 올 하반기 들어 파격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신청 대상자 범위를 확대하거나 퇴직금을 더 주는 방식으로 회망퇴직을 독려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신한라이프·KB손해보험 등이 희망퇴직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희망퇴직 제도란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직원에 한해 2~3년치 월급 등을 주고 퇴직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교보생명은 지난 13일 기본급 4년치에 최대 400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파격적인 상시특별퇴직을 시행했다. 대상은 입사 15년차 이상으로 기본급 48개월분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36개월분의 기본급을 준 것을 감안하면 조건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자녀 장학금, 전직 지원금 등도 직급에 따라 최대 40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신한라이프도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특별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대상은 연령과 근속 연수의 합산이 60 이상인 직원 1000명으로 전체 임직원 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37개월 치 기본급과 특별지원금(창업지원금, 자녀학자금, 건강검진 지원)을 지급한다.

앞서 KB손해보험은 지난 6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KB손해보험은 당시 이례적으로 대리~주임 직급에 해당하는 1980년대생까지 포함시켰다. 희망퇴직자에겐 최대 36개월분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 등을 지급했다. 이외에도 전직지원금(2400만원), 자녀학자금(최대 2명), 본인 및 배우자의 건강검진비(120만원) 등도 제공했다.

NH농협생명도 지난 11월 명예퇴직 접수를 받았다. 만 40세 이상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들에게는 기본급의 20개월치를 지급하고 올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명예퇴직 대상자에게는 기본급의 28개월치를 지급했다.

최근 보험사들이 파격적인 혜택과 연령범위 확대 등을 앞세워 희망퇴직을 독려하는 이유는 고령화 사회로 저성장 위기를 겪고 있는데다, 보험산업에도 '비대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서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낮아지면서 성장 정체기를 맞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업무가 확산된 가운데 기존 사람이 하던 업무를 인공지능(AI)이 대체하면서 인력 수요가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일각에선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적용을 앞두고 고정비 절감을 위해 선제적으로 인력감축에 나선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가 시가 평가로 전환돼 과대 평가됐던 보험료 수익이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험업계 입장에선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화와 IFRS17, K-ICS의 영향으로 보험사들의 비용 절감 압박이 커져 인력축소를 실시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는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