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원자재 가격 급등세 원인···인플레 우려 가중될 듯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세계의 공장'인 중국 생산자물가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 기대한 전망치도 웃돌았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상당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동월대비 13.5% 상승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1996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 9월 10.7%로 가장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지 한 달 만이다. 로이터통신 등 시장에서 전망한 12.4%보다도 1.1%p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석탄채굴 업종 출고가가 전년동월대비 103.7% 급등했으며 △석유·천연가스 채굴 59.7% △석유·석탄 등 연료 가공 53.0% △철·합금 등 흑색금속 17.2% △화학 원료 31.5% 등 원자재 관련 오름폭이 크게 나타났다. 업계는 국제유가 및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중국 PPI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둥뤼지안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국제적인 외부 요인과 국내 주요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 부족 현상이 겹쳐 PPI 상승률이 일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는 원자재·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기 활성화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다. 특히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서, 생산자물가가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그간 소비자물가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생산자물가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이번 CPI 발표에선 전이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달 CPI는 전년동월대비 1.5% 상승했다. 앞서 CPI는 지난 5월 1.3%를 고점으로 6~9월 0.7~1.1%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왔지만, 지난달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이 CPI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의 생산자물가 급등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중국 경기 둔화 우려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 중국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4.9%로 나타나면서 1분기(18.3%)와 2분기(7.9%)와 비교해 빠르게 내려앉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