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세인 기자] 올해 들어 단기간 주가 변동이 큰 종목이 늘면서 '투자주의종목' 지정이 급증하고 있다.
19일 상장 직후 변동성이 확대된 더핑크퐁컴퍼니가 투자주의로 지정됐고, AI 테마 수급이 몰린 노타와 일부 대형주에서도 과열 조짐이 나타나며 경보 대상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주의가 부여된 종목은 50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6건)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상위 단계 경보도 늘어났다. 올해 '투자위험종목' 지정 건수는 25건으로, 지난해(10건)의 2.5배에 달한다. 투자경고 이후 3거래일간 45% 이상 추가 상승해야 지정되는 최고 단계 경보임을 고려하면, 단기간 급등 종목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유형별 비중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투자주의종목 가운데 '투자경고 지정예고'가 29.35%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고, 이어 '소수지점·계좌(18.75%)',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16.80%)'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소수지점·계좌' 유형이 최다였지만, 올해는 '투자경고 지정예고'가 최다 비중을 차지했다. 단기 급등 종목이 늘어나며 경고 직전 요건을 충족한 사례가 많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경보 제도는 가격·거래량·수급 편중 등에서 비정상적인 흐름이 감지된 종목을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단계로 구분해 관리한다. 이 가운데 투자주의는 가장 초기 단계로, 거래제한 조치가 바로 뒤따르지는 않지만 과열 신호를 투자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최근처럼 단기 상승폭이 커지는 종목이 많을수록 지정 빈도도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는 시장경보가 중소형주뿐 아니라 대형주까지 확산된 점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주가가 240% 넘게 오르며 변동성이 확대돼 투자주의가 부여된 대표적인 대형주 사례다. 최근 한 달 사이 LS일렉트릭·효성·HD현대중공업 등도 변동성 확대에 따라 투자주의 명단에 올랐다. 대형주까지 투자주의 지정이 확대됐다는 점은 단기 수급 쏠림이 특정 종목군을 넘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규 상장주 역시 경보 발생이 잦은 영역이다.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적고 가격 형성 속도가 빨라 수급이 몰릴 경우 급등락이 발생하기 쉽다. 더핑크퐁컴퍼니처럼 상장 직후 거래량과 가격이 동시에 급증해 즉시 투자주의가 부여된 사례도 이러한 구조를 반영한다. 노타 역시 AI 관련 수급이 집중되며 단기 상승과 조정이 반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변동성 확대 종목으로 분류됐다.
업계에서는 투자주의 지정이 기업의 재무 여건이나 실적 부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시세와 거래가 단기간에 비정상적으로 확대될 경우 투자자가 스스로 위험 신호를 점검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는 설명이다.
다만 투자주의 지정 전후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실적, 유통 구조, 수급 환경 등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강세장과 공모주 열기, 테마주 중심의 순환매가 겹치며 단기 변동성이 커진 종목이 늘고 있다"며 "현재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