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안정 공급...제약사 CDMO 증설 본격화 (사진=픽사베이)
의약품 안정 공급···제약사 CDMO 증설 본격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전 세계 CDMO 시장이 올해 약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대규모 투자와 조직 개편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감 등으로 인해 의약품 공급 불안정까지 맞물리며, CDMO는 국내 제약업계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일 삼정KPMG의 '2025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전년 대비 약 13% 성장해 248억 달러(약 35조6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생산·수입이 중단된 퇴장방지·국가필수 의약품은 46개에 달하며, 지난해 기준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의약품은 490개에 이르는 등 공급 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독감 시즌을 맞아 어린이 해열진통제 등 일반 의약품 품귀 현상도 다시 나타나면서 CDMO 사업이 의약품 공급 안정화의 핵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신약 사업을 완전히 분리하며 '순수 CDMO(Pure-play CDMO)' 체제로 전환했다. 투자와 자회사 관리 부문을 분할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했으며, 이에 따라 이달 24일 두 회사가 각각 재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바이오시밀러 사업과의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하고 CDMO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생산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전략을 중심으로 CDMO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를 완공해 132만4000ℓ 규모의 초격차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항체·ADC·오가노이드 등 다양한 모달리티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또한 현재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일본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해 고객사를 글로벌 톱40까지 늘릴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럽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를 중심으로 글로벌 백신 및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IDT는 최근 WVC, CPHI 2025, BIO-유럽 2025 등 주요 국제 행사에 연달아 참여하며 세포배양·미생물 기반 공정, 공정 개발, 무균 충전 등 전주기 제조 역량을 선보이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수주를 확대하며, 생산 효율성과 품질 관리 수준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보령은 경구용 페니실린 항생제 생산시설 증설을 시작하며 의약품 공급 안정화에 나섰다. 이번 증설로 생산시설 연면적이 기존 대비 50% 이상 확대되고, 연간 생산능력도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 CDMO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수주 건수를 세 건으로 확대했다. 젬자, 자이프렉사, 알림타 등 LBA(비즈니스 인수) 전략으로 확보한 의약품 생산 경험과 설비가 CDMO 사업 확장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령의 예산공장은 EU-GMP 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생산 허브로 자리 잡았으며, 향후 FDA 인증까지 확보해 경구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낮지만, CDMO 사업을 중심으로 유럽·북미·중남미 등으로 공급망을 넓혀 수출 중심 구조로 전환할 방침이다.

삼익제약은 스팩합병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설비 증설에 투입해 생산 인프라를 강화할 예정이다. 명인제약도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발안 제2공장 증축을 본격화했다. 고부가가치 펠렛 제형 전용 공장으로, 내년 준공 후 2026년 GMP 승인,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부광약품 역시 유상증자로 마련한 893억원을 기반으로 생산시설 확장과 신규 제조설비 확보에 나서며, 기존 안산 공장의 대규모 증축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과 글로벌 생산시설 부족, 감염병 대응 수요 확대 등으로 CDMO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선제적 설비 투자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CDMO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과 글로벌 생산시설 부족, 감염병 대응 수요 증가로 CDMO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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