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신약 개발 나서는 제약업계 (사진=픽사베이)<br>
연구개발비 투자 늘리는 제약업계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리며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자금 규모의 차이가 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5대 제약사의 R&D 비용은 △한미약품 553억원 △대웅제약 518억원 △유한양행 517억원 △GC녹십자 395억원 △종근당 38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한미약품 18.6% △유한양행 15% △GC녹십자 4.2% △종근당 19.3% 증가했고 대웅제약은 8.6% 감소했다.

이들의 1분기 매출액은 △한미약품 3909억원 △대웅제약 3516억원 △유한양행 4916억원 △GC녹십자 3838억원 △종근당 3991억원으로 평균 12.2%를 R&D에 투자했고 이에 대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를 비롯해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희귀질환 등에서 임상3상에 있는 파이프라인이 4개이다. 특히 비만치료제 '에페클레나타이드'의 3상 결과를 올 하반기 발표 후, 연말 신약 허가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또한 비만 치료 3중 작용제(GLP-1·GIP·글루카곤)인 'HM15275'의 경우 올해 상반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HM17321'는 올 하반기 임상 1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개발중인 혁신신약들이 올해부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은 파이프라인 중 임상 3상에 있는 신약이 5개이며 특히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는 현재 인슐린 병용 적응증 추가를 위한 다국가 3상이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1분기 연구개발비 중 정부보조금은 4000만원 정도"라며 "R&D 비중을 지금처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한 폐암 신약 '렉라자' 판매에 따른 수수료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의 일부를 원개발사인 제노스코·오스코텍에 배분하는데, 이 비용이 R&D 비용에 포함되기 때문에 올해 관련 비용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오는 11월 전립선암 항암제 후보물질 'YH45057'과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YH44313'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한미약품과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약처에서 'LA-GLA'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지난달 21일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임상 1/2상 시험계획(IND) 승인도 확보했다.

종근당은 항체 신약 개발 기업 앱클론과 전략적 지분 투자·공동 연구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신약 공동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포괄적 협력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며 혈액암, 고형암, CAR-T 치료제·이중항체 치료제도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업계가 R&D 투자 비용을 늘리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10대 제약사 R&D 비용은 약 2조원으로, 글로벌 R&D 투자 1위를 차지한 로슈 17조원의 12% 수준이라며 신약 개발 혁신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성과 기반 R&D 인프라를 확대하고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0일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제2차 국가바이오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바이오 R&D 분야 민간투자 확대',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 제고',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바이오 데이터 관리 체계 도입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주호 권한대행은 "핵심 바이오 기술을 전략화하고 있는 세계 선도국과 경쟁하기 위해 전부처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바이오 분야 혁신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 혁신도 수행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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