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구강붕해정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제약사들이 구강붕해정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구강붕해정은 물 없이도 입안에서 녹여 복용할 수 있는 제형으로,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나 빠른 복용이 필요한 이들에게 유용해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복약 편의성을 중시하는 환자층이 증가하며 더 각광받고 있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의 구강붕해정 시장은 2031년까지 409억3254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8.5%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제약사들은 기존의 제품을 구강붕해정 제형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구강붕해정 저용량(25mg) 제품을 지난해 7월 출시했다. 앞서 HK이노엔은 2022년 5월 케이캡 구강붕해정50mg을 출시한 바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적응증 확장은 물론, 제형과 용량을 다양화하면서 환자들에게 복용 편의성과 폭넓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을 이끄는 리딩 품목으로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국산 신약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3일 P-CAB 치료제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구강붕해정의 신규 품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이번 허가 신청은 기존 허가받은 신약 자큐보의 신규 제형 변경 개발로, 임상형태상 1상으로 분류되는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품목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자큐보 구강붕해정은 기존 제품보다 소형화해 휴대성을 높였으며, 역류성식도염 환자에게 속쓰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민트향 대신, 시장 선호도가 높은 오렌지 향을 첨가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였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신약 37호 자큐보의 새로운 제형 개발을 통해 좀 더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확대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제형과 다른 입에서 녹는 구강붕해정 형태의 제네릭 개발에 나섰다. 동국제약은 지난 2일 식약처에 '건강한 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DKF-460'과 'DKF-460R'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 평가하기 위한 공개, 무작위배정, 공복, 단회 투여, 2군, 2기, 교차설계 제1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로수젯은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로 한미약품이 에제티미브 사용 권리를 특허권자인 MSD로부터 확보해 2015년 출시했다. 앞서 지난 3월 로수젯의 구강붕해정 제형으로 진양제약의 'JY409', 한국파마의 'KP2403'이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제약업계는 기존 알약 제형보다 생산이 까다롭지만, 제형 차별화,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수출 확대 등을 이유로 구강붕해정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형과 구강붕해정의 혈중 약물 농도 유사성을 확인해야 하고 구강에서 잘 녹고 흡수가 잘 되고 구강에 자극이 심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알약보다 제조가 까다로운 편이지만, 구강붕해정은 약효 발현 속도가 빨라 해외에서도 수요가 커지고 있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추측돼 많은 제약사가 제형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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