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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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오는 20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내용에 따라 주도주인 반도체 테마가 반등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다만 12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절반 이하로 낮아져, 당분간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3953.76) 대비 57.81p(1.46%) 오른 4011.57에서 마쳤다.

지난주 증시는 인공지능(AI) 버블론으로 인해 수급이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한 시장 전역으로 흩어지면서 소폭 강세로 마감했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가 일라이릴리와 3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L/O)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약·바이오 테마의 강세 흐름이 나타났다.

다만, 14일 하루만에 코스피 지수가 3.81%나 급락해 기세가 꺾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하루만에 외국인은 2003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인 2조864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를 포함해 지난주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2조3587억원어치를 팔았다.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2조4631억원)와 삼성전자(5778억원)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프트뱅크가 보유중이던 58억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지분 전부를 매각한다는 소식과 코어위브 전망 하향 조정, 예상치를 밑돈 키옥시아의 실적 등으로 AI가 이번주 멈춰섰다"면서도 "AI가 주춤한 사이 43일간의 미국 셧다운이 종료되며 유동성 방출 기대감이 유입돼 시장 강세는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주는 오는 1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AI 거품론을 뒤집을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했던만큼 실적 서프라이즈보다는 마진 개선과 매출 성장률에 더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데이터센터 매출 전망이나 AI 버블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는지가 주가에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 주도 업종인 조선, 기계, 반도체의 경우 고점대비 11~13% 하락해  단기 조정의 막바지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과거 강세장 속에서 발행한 주도업종의 하락 기간 평균은 29~33일, 주가 하락률은 -15~-16%였다"며 "국내 기계·조선 업종과 주가 상관계수가 높은 S&P500 자본재와 유틸리티 기업들의 2026년 순이익 증가율이 2025년 대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주도업종들의 주가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 인하 여부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미국 행정부는 사상 최장 셧다운을 지나면서 각종 경제지표들의 발표가 멈췄다. 이 때문에 시장 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의존했던 연준도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실제로 연준 내에서는 위원들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Fed 목표 수준을 웃도는 만큼 추가 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현재처럼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서 인플레이션 및 고용 간 위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금리 인학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반면, 스티븐 마이런,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먼 이사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페드워치는 현재 12월 금리 동결에 대해 55.6%, 금리 인하는 44.4%로 내다보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제지표가 정상적으로 수집되고 공개되기 시작하면 과도한 우려가 잦아들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한 두 번의 지표만으로 경제를 판단하기는 여전히 어려워 적어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고용시장의 둔화세, 셧다운 후유증으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 등을 고려할 때 결국 연준의 금리 인하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3600~3700선 지지력 확보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는 상당히 보수적인 의견도 있었다.

대신증권은 "단기 가격/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내는 과정"이라며 "당분간 과열해소, 매물소화 국면이 진행돼 코스피 3600~3700선에서 지지력테스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당분간 순환매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현재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업종은 소프트웨어, 필수소비재, 철강, 디스플레이 등이다. 주도주 매집은 코스피 3700선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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