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글로벌 해운 시황이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하면서 HMM의 실적이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팬데믹 기간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해운업계가 운임 급락과 공급 과잉, 비용 부담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구조적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조5838억원, 영업이익은 2772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3조5520억원, 영업이익 1조4614억원) 대비 각각 27.3%, 81.0% 감소한 수치다.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운임 급락이다. 글로벌 컨테이너 해상운임지수(SCFI)는 올해 3분기 평균 1491포인트로, 전년 동기(3082포인트) 대비 51.6% 하락했다. 이에 따라 HMM의 컨테이너선 매출도 약 3조2000억원에서 2조1000억 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운임 하락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그리고 신규 선박 인도에 따른 공급 과잉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율(5%)이 수요 증가율(2%대)을 크게 웃돌며 공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글로벌 발주잔량이 전체 선복량의 31%에 달해 향후 2~3년간 연평균 7%대의 공급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용 부담 역시 HMM의 수익성을 압박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항화물비(항만·하역·운송 비용)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9000억원)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벌크선 부문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철광석과 석탄 물동량 회복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늘어난 4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실적 둔화에도 HMM의 재무 체력은 견조하다. 팬데믹 호황기 동안 쌓은 현금성 자산 약 12조원이 뒷받침된 까닭이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선박 및 터미널 투자, 벌크·탱커 사업 확장에 나서며 중장기 사업 다변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업계가 구조적 공급 과잉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운임 하락세가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HMM은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미래 대응 전략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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