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에스티팜이 Oligo(올리고) 신약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회사는 올리고핵산 사업 확대와 제2올리고동 가동을 통해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올해 3분기 매출 818억7500만원, 영업이익 147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7%, 141.6% 증가한 수치다.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은 올리고 신약 CDMO 사업의 성장이다.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 CDMO 사업은 RNA 치료제 원료의약품(API) 분야에서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08년 cGMP 전용 공장 완공 이후 글로벌 3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올리고 CDMO 비중 확대에 따라 전체 마진율이 상승했다. 특히 올리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9% 증가한 686억원에 달했다.
회사는 제2올리고동 본격 가동을 앞두고, 향후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보다는 CDMO 경쟁력 강화를 우선시할 계획이다. 제2올리고동은 지난 7월부터 일부 임상용 시료 생산을 위한 조기 가동을 시작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올리고 CDMO 사업은 전방산업의 시장 확대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폭증하는 올리고 API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만성 B형간염, 희귀 심혈관,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치료제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고르게 성장하며 회사의 수주 잔액은 9월 말 기준 약 2780억원을 기록했다. 이전에는 혈액암과 고지혈증 치료제에 의존했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신약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로 매출 변동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저분자화합물(Small Molecule) 사업에서는 '미토콘드리아 결핍 증후군' 치료제의 출하 일정이 4분기로 미뤄지며 매출이 감소했다. mRNA 부문에서도 초기 연구개발 관련 CDMO 매출 14억원과 해외 CRO 자회사를 통한 95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CDMO 전 부문에서는 지난해 말 대비 13건의 신규 프로젝트를 확보했으며, 이 중 9건은 올리고, 4건은 스몰모리큘 관련이다. 또한, 제2올리고동의 조기 가동에 따라 3분기부터 약 15억원의 상각비가 반영됐다.
한편, 에스티팜은 신약 개발 부문에서 HIV-1 치료제 'STP-0404'의 임상 2a상 중간 결과를 세계 최대 감염병 학회인 'ID Week 2025'에서 발표했다. STP-0404는 기존 인테그레이스 억제제와 다른 독자적인 기전으로 혈중 HIV RNA를 최대 35.65배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 내년 1분기에는 고용량 환자군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며, 기술 이전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이번 결과는 경구용 대장암 신약 후보 'STP-1002'의 기술수출 추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은 우호적인 환율과 일부 물량 조기 인식의 영향이라며 제2올리고동의 본격적인 램프업과 효율화는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2올리고동의 가동으로 내년에도 올리고 핵산 CDMO 사업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본격적인 생산량 확대와 가동 효율 향상은 2027년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STP-0404의 이번 발표는 중간 용량(200mg, 400mg)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년 고용량(600mg, 코호트3)에서 더 높은 효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