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귀성객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이로 인한 교통 혼잡과 각종 안전 사고로 도로 몸살이 예상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지탱해주는 ICT 기술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과 지자체 등은 인공지능(AI)·사물형 인터넷(IoT) 기반 위험탐지 솔루션, V2X(차량-사물 간 통신)와 고정밀(HD) 지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안전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5GAA(5G 자동차협회)' 회의에서 독자 개발한 5G 교통안전 솔루션 '소프트 V2X' 등 교통안전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소프트 V2X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보행자 및 차량 위치, 방향, 속도 등 데이터를 익명화해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차량과 보행자 간 상호 공유 및 분석해 위험이 예측되는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위험 가능성을 알려준다.
LG전자는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해당 솔루션의 도심 실증을 6개월 간 시행한 결과 4만 건 이상의 위험 알림이 발생했고, 알림을 받은 보행자의 74.8%, 운전자의 68.4%가 즉각적인 회피 행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V2X 기술에는 초고속·초저지연의 통신·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수적인 만큼, 국내 통신사들도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C-ITS(지능형 교통시스템)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C-ITS는 주변 교통 상황과 도로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교통 시스템이다.
SKT는 도로 전방 사고 징후를 뒤따르는 차량에 일제히 경고하는 'T맵 V2X'를 상용화했으며, 2021년 서울시 C-ITS 실증사업을 완수하기도 했다. KT는 2022년 제주, 울산 C-ITS 사업 실증에 이어 안영·수원 등 14개 지자체와 교통 AICT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을 제치고 ECCV(유럽컴퓨터비전학회) 공간지능 기술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네이버랩스는 라이다(LiDAR), 카메라, 모바일 매핑 등을 결합한 고정밀 지도와 위치 측위 기술을 바탕으로 도심 정밀 공간정보를 구축·공개해왔다.
고정밀 지도는 도로 구조, 차선, 신호체계, 노면 상태 등 세부 정보를 반영해 사고다발 지점 예측과 우회 경로 안내에 활용된다. 또한 자율주행차가 복잡한 도로에서 판단하고 움직이도록 돕는 핵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 네이버는 올해 추석 귀성길을 앞두고 대안경로 안내 방식을 개선해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실시간 신호등 안내를 통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곳에서 급출발·급정지로 인한 사고 위험을 낮추는 등 자사 지도 서비스를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국토교통부는 KAIST와 협업해 교통안전 관련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위험요인을 분석하는 교통사고 위험도 예측 시스템 'T-Safer'를 최초로 개발하고 지난 2022년부터 적용·운영하고 있다.
기관별로 산재된 교통안전 데이터를 분석해 구간마다 교통사고 위험도를 예측하며, CCTV 화면을 기반으로 자동차 속도·교통량·위험운전 행동을 분석하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질 경우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교통사고 위험성을 알려준다.
이외에도 한국타이어는 SK플래닛과 '도로위험탐지 솔루션'을 공동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이는 주행 차량에서 발생한 노면 소음을 AI 딥러닝 기술로 분석·데이터화하고, 도로 노면 상태를 판별해 강우·적설·블랙아이스(도로살얼음) 등 위험 요소를 조기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업계 관계자는 "ICT 기반 교통안전 기술은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운전자와 보행자의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등 ITS(지능형 교통체계) 시대에 접어들며 관련 인프라 수요가 급등하는 가운데, 사고 예방과 안전한 운행을 돕는 기술은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