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송금종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8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에 기여한다. 민간기업으로선 처음으로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 참여를 쾌척해 경제회복을 위한 민관협력에도 적극 나선다.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회장 주재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열고 △생산적 금융 73조원·포용금융 7조원 추진방안과 자본 안정성 △인공지능(AI)기반 경영시스템 대전환 △자산 건전성 관련 사항 등을 공유했다고 29일 밝혔다. 

◇민간 첫 국민성장펀드 참여

생산적 금융 73조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그룹자체투자 7조원·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됐다. 우리금융은 150조원 규모 정부 주도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공급한다. 이는 민간·국민기금 75조원의 약 13%를 차지한다. 

그룹 자체투자 7조원은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 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 생산적 금융 펀드 5조원으로 추진된다.

그룹 공동투자펀드는 직간접 투융자·민간 모(母)펀드 조성·자(子)펀드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10대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한다. 우리투자증권은 관련 산업 기업에 성장단계별로 1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융자 56조원은 △K-Tech 프로그램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지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 및 소상공인 금융 지원 3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K-Tech 프로그램은 첨단전략산업 핵심 기업 1사를 중심으로 중견, 중소·벤처기업까지 연결해 국내 산업 'K-Tech 밸류체인'을 금융으로 완성한다는 구상에서 비롯됐다.

지역 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배정된 16조원은 지방 우수기술기업을 지원해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보증서 여신을 늘리고 우량 수출입 기업은 외환 수수료 감면과 금리우대도 지원하는 등 국가 주력산업 수출기업에 7조원이 지원된다.

융자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상품도 출시 예정이다. '우리 성장산업 수출입 패키지'와 '우리지역 선도기업 대출'에 이어 이달부터는 은행권 처음으로 은행이 납부금 일부를 지원하는 '우리 상생 내일채움공제'상품으로 중소기업 직원들의 목돈 마련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음달엔 '우리 벤처기업 성장대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민상품 늘리고 소비자보호 강화

포용금융 7조원은 △서민금융대출 등 상생금융 확대(7조원) △상생·보증대출 재원 출연 등 소상공인 금융지원(480억원) △배드뱅크 지원 등 정부 연계사업(1000억원)으로 구성됐다. 현재 6개인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는 11개까지 늘리고 서민금융상품 금리우대도 확대하기로 했다. 

외부신용등급(CB) 7등급 이하 저신용등급 신규고객에게 0.3%p 금리인하를 새로 적용하고 기존 성실상환고객 중 은행자체신용등급(CSS) 4~7등급에게는 0.4%p, CSS8등급 이하에게는 1.5%p 금리인하 등을 통해 금융비용도 완화해준다. 

우리금융은 금융소비자보호도 주력한다. 우리금융은 지난 7월 그룹 회장 직속으로 소비자보호실을 신설했다. 최근엔 소비자보호총괄임원 임기를 2년 보장하고 이사회에 임면권을 부여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우리은행에 신설하는 '금융사기예방부'는 은행권에서는 처음 설치된 금융사기 예방 전담부서다. 보이스피싱 등 각종 금융사고에 선제적 대응을 책무로 삼고 있다.

우리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확대에 따라 우려되는 자본 안정성, 건전성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임대사업자 대출을 첨단전략산업 대출로 전환하는 등 자산을 리밸런싱하고, 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안정성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시장과 약속한 연말 그룹 보통주자본비율 12.5% 달성과 지난해 공시한 배당 확대 등 밸류업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투자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에 투자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하고 그룹신용평가모형도 고도화하고 있으며, 비은행 자회사의 심사 프로세스도 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이다.

특히 동일 기업에 대한 직·간접투자의 중복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권역별로 사후관리를 전담하는 여신/투자종합지원 조직을 구축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생산적 금융 업무 AI 우선 전환

우리금융은 효율적 의사결정과 속도 향상·리스크관리 고도화를 위해 AI 기반 경영시스템 전환도 서두른다. 

우리금융은 그룹 AX(AI 대전환)를 위해 △거버넌스 △성과평가 △인프라 등의 추진체계를 구축했으며, 기업여신 영역에 AI에이전트를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먼저 △서류 등록부터 지원대상 선정 △심사 지원 △서류 진위 및 정보 검수 △여신 사후관리 등 기업여신 프로세스 전반에 AI지원 기능이 도입된다.

기업금융전문가인 RM들도 AI 에이전트 도움을 받는다. 앞으로는 AI가 여러 곳에 분산된 영업 및 상품 정보를 통합 분석해 RM들에게 제공한다. 사후관리도 AI가 담당한다. 우리금융은 AX 우선 도입 예정인 190개 업무 중 생산적 금융과 관련된 50여개를 우선 추진해 생산적 금융을 원활하게 뒷받침하는 한편, AI중심 경제를 금융권에서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 가동

우리금융은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를 가동해 프로젝트 성과 관리와 리스크 현황 점검을 진행하는 등 실질적인 목표 완수에 주력할 방침이다. 자회사별 성과평가에도 '생산적·포용금융' 배점을 최대 30% 비중으로 신설한다. 첨단전략산업 및 관련 생태계 여신 지원 시 핵심성과지표(KPI) 평가 우대를 적용하는 등 그룹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우리금융은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조직 체계도 새롭게 정비했다. 은행은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해 관련 업무에 대한 콘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했다. 또한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특화채널(BIZ프라임센터) 내 업종별 전담팀 신설 △여의도 FI기업영업본부를 '생산적금융 기업영업본부(가칭)'로 개편해 국민성장펀드 등 투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영연구소도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확장한다. 연구소는 '생산적금융 연구센터'를 확대·개편해 유망분야 발굴과 산업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투자중심 구조전환···55만 취약계층 수혜 기대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로 투자중심 구조 전환과 기업대출 성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5년간 4% 수준이던 기업대출 성장률을 향후 1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비중을 현재 50%에서 60%까지 확대하고 가계대출·주담대 중심 영업구조를 첨단전략산업 중심 기업금융으로 과감히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소상공인·취약계층 55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기업금융 명가로서 축적해 온 노하우와 강점,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통해 진용을 갖춘 자회사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창업-성장-도약 등 기업 성장단계별 지원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본 프로젝트 완수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이뤄 우리금융 지속성장의 기반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126년 동안 우리나라 근대화·산업화 견인차였던 우리금융그룹이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번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한민국 경제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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