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론과 기업대출 등 카드사의 대출자산 성장세가 정체된 반면, 연체율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악순환에 빠졌다.

내수부진과 저소득자 이용 급증,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영향으로 대출자산의 질이 크게 저하됐단 분석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카드 대출과 비카드 대출을 포함한 대출자산 연체율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2.3%를 기록, 2014년(2.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중 신용카드사의 대출자산이 0.1% 감소했다. 2023년부터 소비 부진, 부동산PF 부실 등으로 대출자산의 증가율이 크게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카드사의 건전성이 저하된 배경을 보면, 먼저 기업대출 중심의 비카드대출의 연체가 크게 증가했다. 비카드대출의 연체율은 2021년 말 0.6%에서 올해 1분기 말에는 3.4%로 6배 가량 증가했다.

이 중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과 같은 경기민감업종의 연체율이 4.0%까지 뛴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부동산PF 관련 대출은 2023년 3분기 말 0.5%에서 올해 2분기 말 5.6%까지 급증했다.

대출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카드론의 건전성도 악화됐다. 카드론 연체율은 2021년 말 1.7%에서 올해 1분기 말 2.5%까지 뛰었다. 

카드론의 경우 여타 업권의 신용대출이 위축됐던 2023~2024년 중 크게 늘었는데, 이때 사업·생계형 자금 수요인 자영업자와 50세 이상 중·고령층의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카드사의 복원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대출자산의 건전성 저하가 업권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카드론을 중심으로 대출차주의 경기민감도와 취약성이 증대되면서 향후 경기상황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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