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본사 전경. (사진=G마켓)
G마켓 본사 전경. (사진=G마켓)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신세계그룹이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G마켓과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를 중심으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스'를 설립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출범한 이 합작법인은 양사가 5대5로 지분을 나누는 형태로,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2021년 3조4000억원을 들여 G마켓을 인수했지만, 쿠팡과 네이버가 양분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뚜렷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적자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에는 구조조정과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며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G마켓 역시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41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합작을 통해 알리바바가 3000억원을 출자하면서 두 기업의 재무적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 합작은 G마켓의 판매자 약 60만명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200여 개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854만명에 달하며, 두 회사의 해외 직구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40%에 달한다.

G마켓은 우선 올해 안에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을 시작으로, 향후 유럽, 남미, 남아시아, 미국 등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판매자 기반의 글로벌 진출 외에도, 알리바바가 보유한 AI 기반 개인 쇼핑 어시스턴트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소비자 맞춤형 추천 및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강화한다.

하지만 단순한 덩치 키우기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쿠팡은 자체 물류망과 빠른 '로켓배송' 서비스로 강력한 고객 충성도를 확보한 반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는 물류 인프라에서 열세에 있다. 이에 따라 초저가 중국산 제품을 앞세운 가격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동시에 빠른 배송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G마켓은 20년 넘게 축적한 5000만명 이상의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중국 기업인 알리바바와의 데이터 통합 과정에서 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됐다. 

G마켓 관계자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는 고객데이터 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기로 했고 지속적으로 검증 받을 예정"이라며 "이 방안에 따르면 G마켓과 알리바바 플랫폼이 연계되더라도 분리된 시스템 관리를 통해 고객과 셀러 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데이터의 철저한 분리와 상호 활용 금지 등을 조건으로 합작법인을 승인했다. 

이번 신세계-알리바바의 합작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향후 성공 여부는 배송 인프라 확대, 고객 경험 혁신, 소비자 신뢰 확보 등 복합적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양사의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 선택지와 한층 고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또 한국 판매자의 글로벌 진출도 적극 지원해 우수한 ‘K-상품’의 해외 판매 확대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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