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사진=김완일 기자)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사진=김완일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국내 전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볼보의 첫 전기 크로스컨트리 모델이 도심형 전기 SUV의 공식을 비껴간다. 지상고를 높이고 전용 섀시·AWD를 탑재한 이 모델은 악천후·험로에서도 거침없는 주행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소형차급에서 보기 드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 트윈모터의 폭발력···소형 SUV의 한계를 넘다 = 서울 도심과 남양주 일대에서 11일 시승한 EX30CC는 총합출력 428마력의 트윈모터가 초반부터 차체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정지 상태 출발 시 전용 섀시 세팅과 19인치 타이어가 노면을 단단히 누르며 가속한다. 지상고를 19㎜ 높였지만 낮은 무게중심 덕에 안정적이고 담백한 움직임을 보였다.

원 페달 드라이브는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도심·고속도로 상황에 맞게 활용 가능하며, 막히는 도로에서는 전진 크립 주행 기능을 통해 가속 페달 없이도 재출발이 가능하다.

적용된 66kWh 용량의 NCM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공인 주행가능거리 329km(산업부 기준)를 제공한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들이 400km 이상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실주행에서의 주행거리 감소까지 감안하면 향후 배터리 용량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의 주행 모습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의 주행 모습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 강인한 외관·미니멀 실내···디지털 경험은 '절반의 성공' = EX30CC의 외관은 기존 EX30보다 한층 강인해졌다. 전·후면에 블랙 실드 디자인을 입히고, 전면부에는 스웨덴 북부 케브네카이세 산맥을 형상화한 패턴을 적용해 정체성을 강조했다.

실내는 북유럽식 미니멀 감성을 구현했다. 12.3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 하나로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차량 설정 기능을 통합했고, T맵 오토·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등도 탑재했다.

다만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는 개선 여지가 크다. 속도계·주행거리 등 핵심 정보의 글씨 크기가 작아 시인성이 떨어지고, 공조·사이드미러·글로브박스 등 대부분 기능이 중앙 화면에 통합돼 있어 조작이 직관적이지 않다. 여러 메뉴를 깊게 들어가야 하는 점도 불편함으로 지적된다.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사진=김완일 기자)
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사진=김완일 기자)

◇ 실용적 적재공간·풍부한 안전 사양 = 적재·수납 능력은 차급 대비 실용적이다. 트렁크 용량은 318ℓ(2열 폴딩 시 최대 1,000ℓ), 프렁크 7ℓ이며, 도어 포켓·슬라이딩 콘솔·바닥 수납함 등도 촘촘히 배치됐다.

차체 외부에는 레이더 5개·카메라 5개·초음파 센서 12개를 장착해 파일럿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조향 보조, 후측방·교차교통 경보,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 등 첨단 주행보조 기능을 제공한다.

제로백 3초대의 가속 성능, AWD·크로스컨트리 섀시 조합은 도심형 소형 SUV에선 보기 드문 구성이다. 도심과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크로스컨트리 본질을 지키며 SUV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볼보의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국내 판매가는 5516만원(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 글로벌 시장에선 경쟁력 있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높은 편이다. 가성비만 본다면 아쉬울 수 있으나, 소형 SUV급에서 보기 드문 주행 성능·디지털 기능·안전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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