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60의 전측면 (사진=김완일 기자)
볼보 XC60의 전측면 (사진=김완일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볼보 XC60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2008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한국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이정현의 손에 한층 현대적으로 탈바꿈한 2세대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사했다. 현재는 글로벌 누적판매 270만대를 기록하며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XC60이 2021년 첫 번째 상품성 개선 이후 또 한번 업그레이드를 거쳐 돌아왔다. 

차량의 상품성 개선은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론 완전 모델 변경 전 한번 정도 진행된다. 이번 XC60처럼 두 번이나 상품성 개선을 시행하는 건 꽤나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새로운 XC60에 담긴 변화는 외관보단 내부에 더 집중한 듯하다. 

먼저 차량의 라인업은 모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B5 플러스, 울트라)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 울트라)로 개편된 라인업은 소비자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승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인 B5 울트라로 진행했으며 도심과 고속도로 그리고 코너가 많은 용인 일대에서 차량의 상품성을 확인했다. 

신형 XC60은 한눈에 확연한 디자인 변화를 드러내진 않는다. 디테일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층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에 집중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전면부 범퍼와 격자무늬의 그릴은 이전보다 단단하고 정제된 인상을 강조한다. 헤드램프의 간결해진 '토르의 망치'와 다이아몬드 커팅 기법을 적용한 21인치 휠은 차량의 전반적인 비율을 안정감 있게 조율해준다. 

볼보 XC60의 실내 (사진=김완일 기자)
볼보 XC60의 실내 (사진=김완일 기자)

실내 역시 변화의 폭은 크지 않다. 시트의 부드러운 나파 가죽, 우드 트림, 오레포스 크리스털 기어노브 등에는 북유럽 감성의 절제미가 녹아있다.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공기 청정 시스템은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준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롭게 도입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11.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에 구현된 볼보의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볼보 카 UX'는 직관적인 사용성과 구성이 돋보인다. 또한 티맵 모빌리티와 협업해 개발한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네이버의 차량용 웨일(Whale) 브라우저를 탑재해 OTT, SNS,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볼보 XC60의 주행 모습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XC60의 주행 모습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새로운 XC60은 주행성에서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XC60 B5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2.0리터(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6.7킬로그램미터(kg·m)를 낸다. 전반적인 가속 성능은 중고속 구간까지 꾸준히 힘을 내고 부족함이 없지만 저속에서 중속 구간으로 넘어갈 때 약간의 변속 충격이 발생한다. 또한 전기모터가 힘을 보탬에도 불구하고 발진 가속 시 터보랙으로 한 박자 더디게 속도를 올린다.  

XC60의 주행 경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에어서스펜션의 세팅이다.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는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내면서도 지나치게 부드럽지 않아 운전자가 차체의 움직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반대로 고속 구간에서는 차체가 안정적으로 눌리는 세팅으로 돌아서며 주행 피로를 줄여준다. 이는 XC60에 적용된 에어서스펜션이 포함된 액티브 섀시가 초당 500회 가량의 모니터링을 통해 승차감과 핸들링을 최적화하기 때문이다. 볼보 특유의 정제된 주행 감각이 에어서스펜션과 만나 더욱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차선 유지 보조와 같은 기본적인 운전자 주행 보조 기능은 기본 적용됐다. 최근 경쟁 모델들이 자율주행에 준할 만큼의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을 포함하는 점과 비교하면 XC60은 부족하다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이것저것 포함하기 보단 기본기 집중해 운전자에게 직접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볼보스럽단 생각이 든다. 다만 차체 곳곳에 적용한 흡음재와 이중 접합 윈도우에도 가감속 시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의 소음을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볼보 XC60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XC60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XC60 B5 울트라의 가격은 7330만원이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BMW X3, 아우디 Q5, 제네시스 GV70 등과 비교해 XC60은 충분한 기본 옵션과 정제된 주행 감각이란 특징을 갖췄다. 여기에 더해진 볼보의 안전에 대한 고집은 하나의 뾰족한 특징 보단 육각형의 완성도 높은 차량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러한 전반적인 높은 완성도가 XC60을 볼보의 베스트셀러로 거듭나게 한 원동력이라 생각된다. 

"XC60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이번 시승은 꽤 설득력 있는 답을 건냈다. 과하지 않은 정제된 디자인, 신뢰할 수 있는 주행성능, 사용자 친화적인 인포테인먼트, 그리고 단단한 기본기. 이러한 특징을 변함없이 지향한다면 XC60의 인기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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