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0%대 성장을 다시 한번 기정사실화했다. 추경발 소비 개선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건설 부문의 부진이 예상을 웃돌며 1% 성장률 달성에 실패할 것이란 관측이다.

28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0.1%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6%로 유지했다.

해당 전망치는 대내외 주요 기관들의 중간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0.8%보다는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1.0%)보다는 낮다.

GDP 성장률이 0.1%p 상향조정된 부분을 뜯어보면 플러스 요인으로는 △2차 추경 효과(0.1%p) △반도체 수요 호조와 예상보다 적은 관세영향(0.2%p) △빠른 심리개선(0.1%p) 등이 꼽힌다. 반면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되며 성장률을 0.3%p 가량 깎았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하나, 추경과 경제심리 호전으로 소비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해 5월 전망 수준에서 소폭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흐름을 보면 국내 경제는 2분기 중 0.6%나 성장하며, 1분기 역성장(-0.2%)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3분기에는 소비쿠폰 지급과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1.1%나 성장, 당초 예상(0.7%)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관세부과 품목인 철강,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의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4분기 성장률은 0.2%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미국 관세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 흐름을 보이며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1.1%에서 1.4%로 증가했으며, 관세 여파에 -0.1%가 예상됐던 재화수출은 2.5% 순성장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1.8%에서 2.5%로 상향됐지만, 건설투자는 -6.1%에서 -8.3%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1100억달러, 내년 850억달러로 크게 상향됐다. 본원소득수지 또한 순대외자산 축적, 글로벌 자산시장의 견조한 흐름 등을 감안할 때 투자소득을 중심으로 상당폭의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0%로, 5월 전망(1.9%) 대비 소폭 높아졌다.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농축수산물가격이 큰 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근원물가는 기존 전망과 같은 1.9%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상 미·중 관세협상 등 글로벌 통상환경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이 본 낙관적 시나리오는 중국·캐나다·멕시코 등과 진행 중인 관세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면서 펜타닐 관세 철폐 등 관세가 낮아지는 경우다. 이 경우 내년 국내 성장률은 기본 전망 대비 0.1%p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비관적 시나리오는 무역갈등이 재점화돼 미국과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의 협상이 결렬되고, 이들 국가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내년 국내 성장률은 기본전망 대비 0.2%p 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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